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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곳곳에서 가로등이 꺼져 있는 한인타운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급격히 증가한 구리선 절도로 인해 작동이 안되는 가로등이 급증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LA 지역 통계전문 사이트 ‘크로스타운’은 LA시의 가로등 고장 신고 건수는 5년 새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2024년 한인타운에서 접수된 가로등 고장신고는 총 1,235건으로, 2022년 대비 158.9%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LA시 114개 네이버후드 지역 중 네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가장 많은 가로등 고장신고가 접수된 지역은 다운타운(2,206건), 이어서 보일 하이츠(1,970건)가 뒤를 이었다.
한인타운 밤 거리를 어둡게 만들고 있는 주요인은 구리선 절도가 기승을 부리면서 고장난 가로등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가로등 내부의 구리선은 오랫동안 도둑들의 표적이 되어 왔지만 최근 절도가 더욱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구리 가격 상승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구리 가격도 2배 이상 상승했다. 2024년 현재 구리 가격은 1파운드당 약 4.30달러로, 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과거 촉매변환기 절도 사건과 유사한 양상이다. 당시 백금과 같은 희귀 금속 가격이 급등하자 도난이 기승을 부렸다. 2008~2010년 금융위기 때는 하수구 맨홀 뚜껑이 도난당하는 일이 빈번했다.
LA시의 수리 지연도 주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LA시 가로등국(Bureau of Street Lighting)에 따르면, 현재 가로등 수리에 약 6개월 이상의 대기 시간이 발생하고 있다. 도둑들이 몇 분 만에 구리선을 훔쳐가는 반면, 복구 작업에는 최소 몇 주가 걸린다. 수리 비용은 결국 주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되며, 이는 재정적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빛의 리본(Ribbon of Light)’이라는 별칭을 가진 ‘6가 다리'(Sixth Street Bridge)가 구리선 절도로 한때 완전히 어두워지기도 했다. 또한, 한인타운과 인근 지역에서는 청동 흉상과 기념판까지 사라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LA 경찰국(LAPD)은 가로등 절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3년 ‘헤비 메탈 태스크포스(Heavy Metal Task Force)’를 신설했다. 이들은 절도범 검거와 불법 고철 거래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 1톤 이상의 구리를 압수하고 82명을 체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경찰의 단속이 절도 행위를 완전히 막지는 못하고 있다. 한 주민은 “밤에 거리가 너무 어두워서 외출하기가 두렵다. 경찰이 단속을 강화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도둑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인타운 주민들의 불안은 날로 커지고 있다. 경찰의 단속이 강화되고 있지만, 도난 당한 가로등이 빠르게 복구 되지 않으면서 어두운 거리가 지속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촉매변환기 절도 감소 사례를 예로 들며, 구리 가격이 안정되면 절도 문제가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한인타운의 밝은 밤을 되찾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신고와 경찰의 지속적인 단속, 그리고 신속한 가로등 수리가 필수적이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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