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봉쇄 기간, LA 곳곳에서 ‘백야드 풀(Backyard Pool)’이 급증했지만, 한인타운에서는 여전히 수영장 있는 주택이 드물다.
데이터 전문 매체 크로스타운(Crosstown)에 따르면, LA시는 2022년 단 한 해에 3,041건의 수영장 신축 허가를 내주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2023년 이후 그 열기는 식고 있다. 올해 상반기 허가 건수는 1,147건으로, 2022년 같은 기간보다 25% 감소했다.
한인타운의 경우 2015년 이후 총 75개의 수영장이 새로 들어섰다. 특히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51건이 허가됐다. 114개 LA 시내 지역 가운데 한인타운의 수영장 건설 순위는 53위다.
수영장 건설 여부는 단순한 취향 문제가 아니다.
크로스타운은 “수영장 보급률은 지역 경제력과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단독주택이 밀집한 부촌일수록 설치가 많고, 아파트 밀집 지역이나 저소득 지역은 설치가 거의 없다.
실제로 지난 20년 동안 왓츠(Watts) 지역에는 단 5개의 수영장이 허가됐으며, 가장 최근은 2012년이었다. 반면 셔먼옥스(Sherman Oaks)는 같은 기간 3,244건의 허가를 받았다.
수영장 건설비용은 최근 몇 년 사이 급등했다. 10년 전만 해도 기본 설치비가 약 5만 달러였지만, 현재는 10만 달러를 훌쩍 넘는다. 여기에 이민단속으로 인한 건설 인력 부족, 풀 펌프 등 장비에 붙는 10~15% 관세가 가격 인상에 기름을 붓고 있다.
한인타운처럼 고층 아파트와 다세대 주택이 많은 지역에서는 수영장이 단독주택 소유자들의 전유물이 될 수밖에 없다. 이는 여름철 야외 레저 접근성의 격차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크로스타운 데이터는 수영장이 단순한 편의시설이 아니라 LA 내 사회·경제적 격차를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임을 보여준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