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운타운 초고층 주상복합 ‘940 힐(940 Hill 프로젝트’와 관련해 전 LA시의회 호세 후이자 전 시의원 측에 거액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72개월과 벌금 75만 달러를 선고받은 한인 부동산 개발업자 이대용(David Lee·58)씨가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최근 제9연방항소법원은 이씨와 그의 회사 ‘940 Hill LLC’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고, 2023년 LA 연방법원이 선고한 원심 판결을 전부 확정했다. 이로써 이씨는 6년간의 실형과 개인 벌금 75만 달러, 법인 벌금 150만 달러를 모두 감당해야 하게 됐다.
항소심 재판부(23-1687·23-1688, Rawlinson·Christen·Johnstone 합의부)는 2025년 2월 27일 “Affirmed”를 선고하며 원심 유죄와 벌금형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배심원 소셜미디어 열람 제한, 아시아계 배심후보자 기피 논란, 일부 녹취 증거 배제 등 절차적 쟁점을 모두 기각했다. 특히 뇌물공여죄(연방법 §666(a)(2))에 대해 “구체적 공식행위를 반드시 특정해야 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기존 법리를 재확인했다. 또 2024년 대법원 Snyder 판결은 수뢰자 규정(§666(a)(1))에 관한 것으로 이번 공여자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항소심은 원심이 “범행 중대성과 일반예방 필요성을 들어 최고액 벌금이 처벌적 효과를 갖도록 선고했다”며 양형도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2023년 1심 선고공판에서 존 월터 판사는 “이대용씨가 후이자 전 시의원의 부패한 제안을 기꺼이 수용하고 이를 악용했다”며 “화이트칼라 범죄는 자신들이 잡히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강력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배심원단은 이씨에게 뇌물공여, 기록위조, 전신사기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으며, 법원은 이씨 개인에 75만 달러, 940 Hill LLC에는 150만 달러의 벌금을 각각 부과했다.
이번 사건은 LA시 정치권을 뒤흔든 대표적 부패 스캔들로, 2016년 노동단체가 940힐 프로젝트에 제기한 이의 제기를 무력화하기 위해 이씨가 브로커 역할을 한 한인 저스틴 김씨를 통해 후이자 전 시의원에게 총 50만 달러의 현금을 전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저스틴 김씨는 2020년 뇌물수수 혐의를 인정하고 검찰 수사에 협조해 이씨에게 불리한 증언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벨에어 거주자인 이씨는 LA 다운타운 사우스 힐 스트리트에 위치한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 개발을 추진해왔으며, 동시에 액세서리 도매업체 ‘조이아(JOIA)’의 소유주로 한인사회에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항소 기각으로 그의 개발 사업에도 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후이자 전 시의원의 정치적 몰락과 함께 드러난 이번 사건은 LA시 정치권과 한인 경제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