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에 대한 추방 등 조치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입양자 중에서도 시민권이 없는 사람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BBC 방송은 30일 보도했다.
셜리 청(61)은 1966년 미국 가정에 입양되었을 당시 겨우 1살이었다.
한국에서 태어난 그녀의 친부는 미군이었는데 셜리가 태어난 직후 귀국했다. 친모는 그녀를 서울의 한 고아원에 맡겼고 후에 미국에 입양됐다.
청은 피아노 교사를 지내는 등 그동안 미국인 정체성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녀가 2012년 사회보장카드를 잃어버려 재발급을 받으려할 때 미국 내 체류 신분을 증명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이 시민권이 없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미국 입양아 중 시민권이 없는 사람은 1만 8000명에서 7만 5000으로 추산된다. 일부는 자신이 시민권이 없다는 사실조차 모를 수도 있다.
입양인권법센터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수십 명의 입양아가 출생 국가로 추방됐다.
한국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 미국 가정에 입양된 한 남성은 범죄 기록 때문에 추방된 후 2017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입양아들이 시민권을 갖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부모가 입양후 적절한 서류를 작성하지 않은 것도 한 이유다.
2000년 아동 시민권법은 시민권 없는 입양아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해외 입양아에게 자동 시민권을 부여하도록 했다. 다만 법 시행 이후 입양아나 1983년 2월 이후 출생한 입양아에게만 적용됐다. 그 이전에 도착한 입양아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회에서 이같은 제한을 철폐할 것을 요구하는 법안들은 하원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법을 위반하여 입국하거나 체류하는 모든 외국인을 즉시 추방하겠다”고 밝힌 뒤 입양아와 그 가족들의 두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9월 트럼프 행정부는 “250일도 안 되는 기간에 불법체류자 200만 명이 미국을 떠났으며, 이 중 160만 명이 자발적으로 추방되었고, 40만 건 이상이 추방되었다”고 밝혔다.
입양인 권리 법률센터의 설립자이자 변호사인 그렉 루스는 “트럼프 당선 선거 결과가 나오자 도움 요청이 엄청나게 쏟아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1970년대 이란에서 온 입양아는 지역 이란 슈퍼마켓 등 특정 지역을 피하기 시작했다.
셜리 청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과 같은 사람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 입양아들과 함께 일해온 민사 및 인권 변호사 에밀리 하우는 “입양된 자녀는 출생 당시 미국 시민이었던 부모의 친형제 자매와 동등해야 한다”고 말했다.
K-News LA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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