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고 다운타운에 위치한 한인 일식당 ‘스시 롤랜드’가 상해보험 공백을 이유로 캘리포니아주 노동청으로부터 부과받았던 3만 달러 벌금이 행정재판에서 전액 기각됐다. 이번 결정은 상해보험이 일시적으로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적으로 거액 벌금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사례다.
이번 사건은 2023년 10월 말, 캘리포니아주 노동청 관리들이 예고 없이 스시 롤랜드를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노동청은 해당 식당이 2023년 7월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그리고 10월 4일부터 24일까지 약 20일간 상해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상해보험 공백은 이전 업주 시절 발생한 산재 클레임과 무관한 사안으로 보험료가 급등하면서, 비교적 저렴한 다른 보험사를 찾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인 문제였다.
그러나 노동청은 이러한 경위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상해보험 재가입 전까지 영업정지 명령(Stop Order)을 내려 식당 문을 닫게 했다.
단속 과정에서도 논란이 이어졌다.
노동청 관리들은 여러 차례 식당을 방문해 운영에 차질을 줬고, 영어가 서툰 업주에게 제공돼야 할 한국어 통역을 공식 통역사가 아닌 업주의 딸에게 맡겼다. 이로 인해 부정확한 통역이 이뤄졌고, 업주는 딸 앞에서 불법을 인정하는 듯한 진술을 하게 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후 업주는 극심한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를 겪어왔다.
노동청은 이 사건을 샌디에고 카운티 검찰청에까지 통보했고, 업주는 상해보험 미가입을 이유로 형사법상 경범죄로 기소됐다. 형사 사건은 약 1년간 진행된 끝에 5천 달러 벌금을 납부하는 조건으로 종결됐다.
그러나 별도로 진행된 노동청 벌금장 항소 사건은 정반대의 결론에 도달했다.
지난해 7월 11일 열린 행정재판에서 노동청은 단속 당시 직원 수를 20명으로 가정해 직원 1인당 1,500달러씩 총 3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 20명의 직원이 재직 중이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와 증인을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
행정재판 판사는 노동청이 직원 수를 임의로 산정해 벌금을 계산했을 뿐,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하고 해당 벌금장을 전면 기각했다.
이 사건에서 한인 업주 측을 대리해 형사 사건과 노동청 행정 사건을 모두 맡아온 김해원 변호사는 “상해보험이 없으면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는 있지만, 상해보험 공백이 있었다는 이유 만으로 노동청이 항상 거액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이번 사건에서 노동청은 직원 수를 임의로 가정해 벌금을 산정했을 뿐, 이를 입증할 자료를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며 “노동청의 단속과 벌금장 발부 과정에는 절차적·사실적 오류가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자료를 갖추고 끝까지 다투면 충분히 기각이나 감액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승소 소식을 접한 업주는 “지난 2년 동안 온 가족이 이 사건으로 큰 고통을 겪었다”며 “행정재판에서 상해보험 공백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거액 벌금을 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확인돼 큰 위로가 됐다”고 밝혔다.
불경기와 상해보험료 급등, 노동법 단속 강화로 어려움을 겪는 한인 식당 업주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판결은 상해보험 공백이 곧바로 거액 벌금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중요한 기준을 제시한 사례로 평가된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