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식품업계의 거물 CJ그룹과 미국의 유력 중국계 식품 기업 타이풍(Tai Foong USA)이 ‘스프링롤 레시피’를 두고 전면전에 돌입했다. 70년 가까이 이어져 온 타이풍 가문의 비법을 둘러싼 이번 법정 공방은 K-푸드의 글로벌 확장세 속에서 터진 대형 영업비밀 침해 소송으로 비화하고 있다.
“1950년대 홍콩서 시작된 ‘가문의 유산’”
타이풍(Tai Phung)은 지난해 12월 16일 워싱턴주 서부 연방법원에 CJ Group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타이풍 측은 소장에서 “CJ가 1950년대부터 전해 내려온 우리 가문의 고유한 스프링롤 레시피를 무단으로 탈취해, 이를 자사 제품인 것처럼 냉동 스프링롤 제품으로 제조·유통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CJ는 해당 레시피를 기반으로 한 냉동 스프링롤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며 원조 브랜드인 타이풍의 정체성과 명성을 훼손했고, 사실상 ‘모조품(knockoff)’을 판매했다는 것이 원고 측 주장이다. 타이풍은 이로 인해 막대한 영업 손실과 브랜드 가치 훼손이 발생했다며 1억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타이풍은 1958년 홍콩에서 설립된 중국계 미국인 가족 기업으로, 현재 3대째 경영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에게 문제의 스프링롤 레시피는 단순한 조리법을 넘어, 홍콩 시절부터 이어져 온 가업의 뿌리이자 가족 정체성 그 자체다.
이들에게 해당 레시피는 단순한 조리법이 아니라, 홍콩 시절부터 이어온 가업의 뿌리이자 정체성이다. 타이풍은 ‘노던 쉐프’와 ‘로열 아시아’ 등 유명 브랜드를 통해 북미 시장에서 35년 넘게 입지를 다져온 만큼, 이번 ‘레시피 전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북미 시장 확장의 암초 되나
이번 소송은 연방 영업비밀 보호법(DTSA)’에 의거해 진행된다. 타이풍은 CJ가 부당한 방법으로 자사의 영업비밀을 취득해 상업적 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비비고를 필두로 북미 냉동식품 시장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CJ제일제당 입장에서는 이번 소송이 브랜드 이미지와 현지 사업에 상당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상대가 북미 수산물 및 아시안 푸드 유통망을 꽉 잡고 있는 중국계 베테랑 기업이라는 점에서 법정 공방은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시애틀 연방 법원에서 진행 중인 이 ‘스프링롤 전쟁’의 핵심은 과연 해당 레시피가 독점적 가치를 지닌 영업비밀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CJ 측의 입수 과정에 불법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글로벌 식품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한국과 중국계 기업 간의 자존심 대결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김상목 기자 sangmokK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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