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한인타운 4가와 옥스포드 애비뉴 인근에 최근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던 노숙자 텐트촌이 철거됐다.
LA경찰국(LAPD)과 시 관계자들은 14일 오전 이 지역에 출동해 인도 주변에 늘어서 있던 노숙자 텐트와 각종 적치물을 정리했다.
이곳에는 몇 달 전부터 노숙자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기 시작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텐트 수가 계속 늘어나 인근 주민들의 민원 신고가 이어져 왔다.
특히 주민들은 이 일대 소화전이 노숙자들의 생활용수 공급처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인근 주민은 “노숙자들이 물이 필요할 때마다 소화전을 찾아 사용하면서 이 주변에 계속 머무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며 일반인이 쉽게 열 수 없도록 소방 관계자들만 개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소화전을 교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한 한인 주민은 “마켓이 가까워 걸어서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갈수록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며 “예전에는 저녁에 산책도 했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해가 지고 난 뒤 걸어 다니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텐트촌 철거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주민은 “지난해에도 두 차례 넘게 이 일대 텐트촌을 철거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올해 또 같은 자리에 텐트들이 들어섰다”며 “대부분 이전에 봤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텐트를 치웠다가 다시 돌아오는 일이 계속된다면 단순 철거가 어떤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반복되는 정비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로 LA시는 캐런 배스 시장 취임 이후 노숙자 밀집지역을 정리하고 노숙자들을 임시 또는 장기 주거시설로 옮기는 ‘인사이드 세이프(Inside Safe)’ 프로그램 등을 집중적으로 추진해 왔다. 배스 시장실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6,000명 이상의 노숙자가 거리에서 실내 주거시설로 옮겨졌다.
그러나 최근 집계는 LA의 노숙자 문제가 여전히 개선됐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보여준다.
LA노숙자서비스국(LAHSA)이 지난 7월 발표한 2026년 노숙자 집계에 따르면 LA시의 노숙자 수는 4만5,194명으로 전년보다 3.4% 증가했다. LA카운티 전체도 약 7만3,040명으로 1.2% 늘었다. LAHSA는 두 수치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변화는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앞선 2년간 이어졌던 감소세가 사실상 멈춘 것이다.
배스 시장도 최근 연방·주정부 지원 감소와 주거 지원 프로그램의 한계 등으로 노숙자 감소세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고 인정했다.
한인타운 주민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통계보다 더욱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정 지역의 텐트촌이 철거된 뒤 같은 노숙자들이 인근 블록이나 기존 장소로 다시 돌아오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주민들은 단순한 텐트 철거가 아닌 지속적인 주거 지원과 거리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 4가와 옥스포드 일대 텐트 철거 역시 당장 보행 환경은 개선됐지만, 주민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같은 장소에 다시 텐트촌이 형성되는 악순환을 막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