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넬대학교에서 성폭행 피해를 당한 한인 여학생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 직접 출연해 대학 측의 부실한 사건 처리와 솜방망이 징계를 폭로했다.
KNEWS LA가 지난 10월 18일 성폭행 피해 사실을 보도했던 코넬대 졸업생 케이시 리(Kacey Lee)가 지난 29일 공개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제인 도 대 코넬(Jane Doe v. Cornell)’에 출연해 자신의 피해 경험과 대학 측의 대응 과정을 증언했다.
넷플릭스는 29일 공식 홍보 사이트 투둠(Tudum)을 통해 이 다큐멘터리가 대학 내 성폭행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과 대학의 공식 조사·징계 시스템이 실제로 피해자를 제대로 보호하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다룬다고 밝혔다.
리씨는 2022년 코넬대 재학 중 성폭행 피해를 당한 뒤 대학의 공식 성폭력 조사 절차인 타이틀 나인(Title IX)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
대학 조사에서는 상대 학생의 성폭행 책임이 인정됐지만, 가해 학생에게 내려진 징계는 반성문 작성과 서면 경고, 보호관찰 등에 그쳤다. 해당 학생은 퇴학이나 정학 처분 없이 정상적으로 졸업했다.
리씨는 다큐멘터리에서 당시 조사와 징계 과정을 설명하며 대학이 성폭력 피해 사실을 인정하고도 가해 학생에게 실질적인 책임을 묻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피해 경험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눈물을 닦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그는 앞서 CNN 인터뷰에서도 대학 측이 성폭행 피해자의 보호보다 가해 학생의 학업과 미래를 우선시하는 듯한 대응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넷플릭스의 시사 다큐멘터리 시리즈 ‘인스타독스(Instadocs)’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주요 사회적 사건이 진행되는 시점에 신속하게 제작·공개하는 형식으로, 이번 작품의 상영 시간은 36분이다.
다큐멘터리의 중심 사건은 2024년 10월 코넬대 남학생 사교클럽 카이 파이(Chi Phi)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행 의혹이다.
익명의 피해 여성은 약물을 투여받은 뒤 남학생 여러 명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며 대학과 남학생 7명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피고들은 성폭행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 사건은 리씨가 피해를 폭로한 사건과는 별개다. 그러나 제작진은 리씨를 비롯한 성폭력 피해 경험자들의 증언을 통해 대학의 성폭력 신고·조사 체계 전반을 조명했다.
넷플릭스 공식 발표에 따르면 다큐멘터리에는 코넬대 학생신문 ‘코넬 데일리 선’의 소피아 대서 편집장과 시리스 쿠스바 선임 편집자, 캐시 호컬 뉴욕주 주지사, 브라운대 타이틀 나인 프로그램 담당자 출신 아만다 월시, 집단 성폭행 사건 피해자 측 변호사 토머스 지우프라 등이 출연한다.
제작진은 대학 경찰과 타이틀 나인 조사 절차가 성폭력 피해 신고 학생들에게 충분한 보호와 공정한 절차를 제공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넷플릭스는 이 작품을 통해 성폭력 피해자들이 오랫동안 의존해 온 대학의 공식 보호 체계가 실제로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고 설명했다.
다큐멘터리 공개를 전후해 코넬대 지도부에 대한 책임 추궁도 거세지고 있다.
코넬대 교수평의회는 마이클 코틀리코프 총장을 비롯한 대학 지도부에 대한 불신임 투표에 착수했으며, 교수 20명은 대학 이사회에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서한을 제출했다. 투표는 오는 6일까지 진행된다.
뉴욕주 당국도 코넬대 성폭력 사건 대응 체계에 대한 수사와 개선 조치에 나섰다.
한인 여성 케이시 리의 피해 폭로가 세계적인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면서 코넬대의 성폭력 피해자 보호와 가해 학생 징계 문제는 대학 내부를 넘어 전국적인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김상목 기자> knewsla@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