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2세 피티 손 감독이 부모님의 사랑·희생을 픽사 애니메이션으로 만든다.
픽사 스튜디오의의 ‘엘리멘탈’이다. 어른 공경 문화를 녹이고, 가족의 가치도 강조한다. 한국적인 이야기로 세계인의 마음을 울릴 수 있을까.
피터 손 감독은 30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2’에서 “엘리멘탈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 부모님에게서 영감을 받았다”며 “부모님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왔는데, 돈도 없고 친척도 없고 영어도 못했다. 아버지는 뉴욕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새 삶을 시작했다. 미국은 여러 문화가 공존하는데, 누구라도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시끌벅적한 대도시를 배경으로 하되 반전도 넣었다”고 밝혔다.
이어 손 감독은 “우리는 서로 다르지만, 서로 평화롭게 살 수 있다”며 “러브스토리도 있다. 배우자, 친구, 부모님 등의 사랑 이야기다. 가족의 가치가 잘 드러날 것”이라고 짚었다.
이 애니메이션은 불, 물, 땅, 공기가 함께 어울려 사는 곳에서 불같은 젊은 여성 ‘앰버'(리아 루이스)가 물 흐르는 듯한 남성 ‘웨이드'(마무두 아티)를 만나 서로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이야기이다. 손 감독은 애니메이션 ‘굿 다이노'(2016)를 연출했으며, ‘조지 & A.J.'(2009) ‘파티 센트럴(2014) ‘버즈 라이트 이어'(2022) 등에서 목소리 연기도 했다. ‘업'(2009) 속 아시아계 소년 ‘러셀’은 손 감독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다.
손 감독은 “물과 불을 (캐릭터로) 표현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며 “예산도 3배나 늘었다. 앰버를 진짜 불처럼 표현했을 때 굉장히 공포스러웠는데, 웨이드를 물로 표현했을 때 균형을 이루려고 노력했다”고 귀띔했다.
“앰버와 웨이드는 정반대 성격이다. 캐릭터가 잘 살 것”이라며 “앰버는 가끔 터프한 성격을 주체할 수 없어 붙 같이 화를 낸다. 이 캐릭터를 꼭 불로 만들고 싶었다. 다리를 불꽃 모양으로 표현했는데, 기존 픽사 캐릭터와 달리 토대로 삼은 인물은 없다”고 설명했다. “엘리멘탈은 불·물의 지역 등 도시 자체가 하나의 캐릭터”라며 “도심의 여러 빌딩에서 물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가든 지역엔 지구인이 많이 산다. 사이클론 경기장은 대기 지역에 있고, 토네이도를 형상화했다”고 덧붙였다.
“부모님께 가정교육을 받으며, 어른을 존경하고 잘 따라야 한다고 배웠다. 엘리멘탈은 부모님의 사랑과 희생을 잘 표현하려고 했다. 이 작품 작업 중에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부모님을 기리고 사랑을 잊지 않고 싶다. 아버지가 미국에 무일푼으로 와 가족을 잘 부양해줬고 굉장히 자랑스럽다. 지금 이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