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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선] 윤석열, 부인 김건희 의혹 전격 사과

김건희 경력 허위 기재 의혹 보도 후 사흘만 "사실 확인 먼저"→"妻 일로 심려끼쳐 죄송"

2021년 1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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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 흠집·사과방식 논란에…尹, 김건희 의혹 전격 사과

주말께 사과 관측깨고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과 태도’ 논란 李 ‘즉각 사과’와 대조 부담
김건희 리스크에 지지율 하락 ‘데드크로스’
尹 ‘상징’ 공정과 상식→ ‘내로남불’ 프레임
사실확인 시간 벌며 金 등판 시나리오 예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의혹 등 각종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김건희씨 경력 허위 의혹 보도가 나온 지 사흘 만이다.

의혹을 확인 후 사과하겠다고 버티던 윤 후보가 전격 사과를 한 배경엔 자신이 내세웠던 공정 가치가 훼손되는 데다 변명으로 일관하다 해명도 없는 사과를 하면서 진정성 논란이 일어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더욱이 김씨의 허위 경력 의혹이 연일 제기되고 있어 사과 없이는 이번 사태를 진화하기 어렵다는 위기감도 작용한 듯하다. 하지만 김씨의 의혹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아 사실 관계 확인 여부에 따라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뇌관으로 남겼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윤 후보는 이날 ‘국민후원회’ 발족 행사 후 기자들 앞에 서서 “제 아내와 관련된 논란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미리 준비된 A4 용지를 꺼내 사과문을 읽은 뒤 허리를 숙였다. ‘백브리핑’ 형식이 아니라 ‘공식 사과’ 형식을 취한 것이다.

윤 후보는 전날까지만 해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아 어떤 이유든 송구하다”면서도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으나 이날 전격 공식 사과로 입장을 전향했다.

늦지 않은 시기에 사과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위기는 감지됐었다. 김종인 총괄비대위원장이 이날 오전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고 했고 전날 이준석 대표도 방송에 나와 “빠른 시일 내에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공식 사과가 주말께는 이뤄질 거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그러나 윤 후보는 17일 전격 입장을 바꿔 자세를 낮췄다.

이러한 입장 변화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신속 사과와 대비된는 사과 방식 논란, 자신이 내세원 공정과 상식 가치 훼손, 김건희 향후 행보 밑자락 깔기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들어 윤 후보는 부인 김건희씨 문제로, 이 후보는 아들 문제로 둘다 ‘가족 리스크’가 대선판을 휩쓸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대응 방식은 대조를 이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아들 상습불법도박 의혹이 불거지자 마자 신속히 사과했다. 반면, 윤 후보는 국민께 송구하다면서도 “진상 파악이 우선”이라는 자세를 견지했다. “공식 사과가 있고 아닌 게 있나”라고도 반문했다. 사과에 진정성을 담지 못한 셈이다.

여기에다 부인 김씨가 선대위와 조율 없이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개인 플레이’까지 벌어지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김씨는 “사과 의향”이란 표현을 사용해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당 내에서도 윤 후보나 김씨의 사과에 대해 “사과가 맞는지 헷갈린다” “어정쩡한 사과는 안하느니만 못했다” “후보 배우자가 컨트롤이 안된다” 등의 목소리가 나왔다. ‘윤 후보는 목에 깁스를 했나’라는 글까지 당원 게시판에 올라올 정도로 당심도 냉랭했다.

이런 분위기는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16일 여론조사업체 넥스트리서치가 SBS의뢰로 14~15일 실시한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성인나면 1016명 대상, 유무선 전화면접, 응답률 17.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서 이 후보 35.4%, 윤 후보 33.3%로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2.1%p로 나타났다.

조사 시기는 김건희씨 경력 및 수상내역 허위 기재 의혹이 제기된 시점이다. 같은 기관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이 후보가 32.7% 윤 후보가 34.4%로 나타났었는데 이번 조사에서 뒤집힌 것으로, 김건희 리스크가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전격적인 사과에는 김건희씨 허위 경력 논란은 윤 후보의 ‘상징’이 된 ‘공정과 상식’과 반하는 것이어서 이를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고려된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공격 포인트이기도 하다.

윤 후보가 17일 “제 아내와 관련된 논란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라면서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경력 기재가 정확하지 않고 논란을 야기하게 된 것 자체만으로 제가 강조해 온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과거 제가 가졌던 일관된 원칙과 잣대를 저와 제 가족, 제 주변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돼야만 한다”고도 했다.

이번 윤 후보의 사과는 김건희씨의 등판에 길을 터주기 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윤 후보가 먼저 사과해서 판을 깔아주고 사태 파악을 위한 시간을 벌면서 김씨가 공식 석상에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시점을 모색할 수 있어서다.

이양수 대변인도 “우리나라에서 대통령 후보 배우자 문제로 배우자가 직접 사과한 예는 없다”면서도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 나중에 배우자께서 혹시 사과할 기회가 있겠지만 우선 후보께서는 본인이 사과를 직접 하시는 게 맞다고 결단하셔서 그렇게 한 걸로 안다”고 했다.

앞서 이준석 대표도 “배우자가 지금 상당히 민망한 공격을 받으면서 훼손된 이미지에 대해 배우자가 강력한 소명 의지를 밝히고 있고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는 게 좋겠다”며 “기본적으로 사실관계가 명확해지면 후보자와 배우자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건희씨에 대한 각종 의혹이 지속해서 튀어나온다면 이번 윤 후보의 사과 의미도 희석될 수 있어 선대위 차원에서 철저하고 빠른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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