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경북과 강원에 대해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4일 오후 10시부로 경북과 강원에 재난사태를 선포했다고 밝혔다.
재난사태가 선포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2005년 4월 강원 양양 산불과 2007년 12월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 유출사고, 2019년 4월 강원 일원 산불 당시 재난사태가 선포됐었다.
재난사태는 극심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시·도지사의 건의 또는 중대본 본부장이 피해 경감을 위해 긴급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재난이 선포 대상이 된다.
중앙안전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행정안전부 장관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재난안전법)’ 제36조에 의거해 선포하게 된다. 다만 재난 상황이 긴급해 중앙위원회의 심의를 거칠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인정될 때는 먼저 선포하고 추후 승인받을 수 있다.
이번 재난사태의 경우 중대본 가동 직후 긴급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거쳐 현장통합지휘본부 본부장인 산림청장의 건의를 받아 효과적인 산불 대응을 위한 긴급 대응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선포하게 됐다.
재난사태로 선포된 지역은 재난경보 발령, 인력·장비·물자 동원, 위험구역 설정, 대피명령, 응급지원, 공무원 비상소집 등의 응급조치가 이뤄진다.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위험 지역에 대한 출입 제한·통제가 강화된다. 대피명령에 응하지 않거나 위험구역에 출입해 불법행위를 하다 적발되면 벌금 등의 조치를 받는다.
그러나 재난안전법 제60조에 따라 선포되는 ‘특별재난지역’과 달리 재난 구호와 수습·복구를 위한 국가 차원의 비용 지원은 없다. 인력·장비·물자 응급 동원을 위한 재난안전 특별교부세와 재난 구호사업비 형태로는 지원할 수 있다.
산림청과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15분 기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택 75채와 창고·비닐하우스 10개소가 소실되는 재산상 피해가 났다. 중대본이 지자체를 통해 정확한 피해 상황을 집계하고 있어 피해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산불의 영향권은 약 3300㏊로 잠정 집계돼 최근 10년내 최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 산불 영향권은 피해 면적과 다르며 피해 면적은 정밀조사를 거쳐 나오게 된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 2시10분께 경북 울진, 오후 7시께는 강원 삼척에 산불 3단계·국가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소방청은 이날 오후 1시50분 전국 소방 동원령 1호 1차 발령을 시작으로 하루 동안 동원령 1호를 총 다섯 차례 발령했다. 2019년 4월 강원 산불을 계기로 ‘전국 소방력 동원 및 운영 관리에 관한 규정'(훈령)이 마련돼 제도가 시행된 후 한 건의 화재로 동원령 1호가 다섯 차례 연속 발령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