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군 피해자와 동성애에 대한 혐오발언은 물론 여성 비하로 파문을 일으킨 김성회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이 13일 자진해 직에서 물러났다. 임명된 지 7일만으로, 새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실 인사 중 첫 낙마 사례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공지를 통해 “김 비서관은 대통령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자진사퇴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김 비서관의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된 후에도 대통령실은 “지켜보겠다”며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나 이날 오후 전격 자진사퇴한 것이다.
이날 정오께 자진사퇴설이 나돌던 당시에도 대통령실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었다. 그러나 이날 윤 대통령이 취재진이 머무는 기자실을 돌면서 해당 질문을 받은 후 곧바로 자진사퇴 공지가 나온 점으로 미뤄 대통령실도 김 비서관 문제를 심각하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에서 성폭행 등 성관련 의혹이 잇따라 불거진 상황에서 김 비서관의 발언으로 겹쳐져 야당에게 쏟아지던 비난의 화살이 대통령실까지 향하자 대통령실로서도 곤혹스러운 상황이었다.
특히 김 비서관의 과거 SNS글 뿐 아니라 최근에는 공금 유용 등의 의혹 등이 줄줄이 나오고 있어 국민의힘이나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김 비서관의 자진사퇴는 시간문제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한다.
김 비서관은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성애는 정신병의 일종’이라고 쓰는가 하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보상요구에 대해 ‘화대’라고 표현했다.
이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자 사과하면서도 ‘동성애도 흡연처럼 고칠수 있다’고 하고, ‘조선시대는 여성인구의 절반이 주인인 양반들의 성적 쾌락의 대상이었다’라고 했다. 또 지난해 3월 한 매체에는 ‘조선시대 절반의 여성이 성 노리개였다’라는 문구가 들어간 글을 싣기도했다.
김 비서관 외에도 대통령실에서 또다른 화약고가 존재한다.
윤재순 총무비서관도 이날 검찰 재직 시절 성비위로 징계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그러나 대통령실에선 윤 비서관에 대해선 엄호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1996년 받은 처분은 해당 사안에 참작할 점이 있고 경미할 때 이뤄지는 조치로 정식 징계절차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윤 비서관이 윤 대통령과 20년 이상 인연을 이어온 최측근 인사로 분류돼 이번 총무비서관 인선이 ‘측근’인사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전문성과 조치 후 기간, 제반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인사일 뿐, 친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