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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 부유층에 사실상 면죄부”…현직검사 비판

"국내 집행유예 비율 높아 형벌의 부조화" "구금·배상 등 요하는 미국 제도 참고해야"

2023년 01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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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가 우리나라 집행유예 선고 비율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제도가 사실상 부유층에 면죄부 기능을 한다고 비판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 서강원(42·변호사시험 1회) 검사는 최근 대검찰청 계간 논문집에 ‘우리나라 집행유예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이라는 논문을 게재하고 이 같은 지적을 내놨다.

서 검사는 우리나라의 집행유예 선고 비율이 높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로 인해 벌금형보다 집행유예를 선호하는 ‘형벌 부조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0년 법무연수원 범죄백서에 기재된 1심 형사 공판사건 처리 현황에 따르면 전체 선고 중 집행유예 비율은 2009년 29.5%에서 점점 낮아져 2012년 21.1%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20년 34.3%로 나타났다.

무죄 판결을 받은 2.6%를 제외한 27.2%가 벌금형·소년부송치 등 처분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검찰이 징역 1년 이상 실형을 구형하는 공판 사건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피고인 중 63.1%가 실형을 면했다고 서 검사는 지적했다.

서 검사는 이 같은 집행유예 조치가 직업 범죄자 또는 부유층에게 사실상 면죄부로서 기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유형 집행유예의 경우 일정 기간 재범만 하지 않으면 사실상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어 피고인들이 형법상 더 가벼운 형벌인 벌금형보다 오히려 자유형 집행유예를 선호하는 형벌의 부조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 “형사처벌 경력이 의미가 없는 소위 직업 범죄자나 부유층에게는 면죄부 기능을 하는데, 일각에서는 재벌에게 징역 3년·5년을 선고하는 법원의 관행을 두고 재벌 3·5법칙으로 표현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서 검사는 현행 제도가 보호관찰, 사회봉사 등 부수처분을 임의규정으로 두고 있어 회복적 사법 이념을 실현하기 어렵다고도 짚었다. 재판에 공적 자원이 투입되지만 유죄 선고가 선언의 성격을 갖게 돼 수사기관의 동기 부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도 봤다.

그는 우리나라 집행유예 제도와 유사한 ‘미국식 집행유예'(Probation)를 참고해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연방법은 집행유예를 징역·벌금형 외 제3의 선고형으로 분류해 구금에 준할 정도의 통제와 규율을 요구한다. 집행유예를 독립적인 선고형으로 두고 선고 시 필수 준수사항과 임의 준수사항을 부여하는데, 여기에는 1년 이내 간헐적 구금, 준(準) 가택연금 등과 같이 자유를 제약하는 조항이 포함된다.

또 모든 범죄에 대해 배상(restitution)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폭력 등 일부 범죄의 경우 배상 책임을 의무화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연방 형사사건 선고유형 분석 결과 실형 선고비율은 2015년 89.4%에서 2020년 91.8%로 증가한 반면, 집행유예 선고 비율은 같은 기간 9.8%에서 7.7%로 감소했다.

서 검사는 “이러한 미국의 엄정한 법집행은 인종갈등, 빈부격차, 불법이민, 등 부정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상당히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우리나라 역시 시혜적 처분이 아닌 형사제재의 일종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집행유예 선고 시 보호관찰 결부 ▲법원의 피해배상명령 직권화 ▲법관의 폭넓은 형종(刑種) 선택권 보장 등을 구체적 방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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