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을 출발해 대구공항으로 향하던 아시아나 항공기가 착륙 직전 출입문이 열리는 사고가 발생해 12명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
26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49분께 승객 194명을 태우고 제주를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여객기가 낮 12시45분께 대구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출입문이 열렸다.
이 여객기는 출입문이 열린 채 대구공항에 착륙했다.
이 사고로 부상을 입은 승객은 없었다. 하지만 호흡곤란 증세를 보인 승객 12명(남 4명, 여 8명) 중 9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항공기에는 오는 27일 울산에서 열리는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참가하는 제주도 초·중등 선수 48명과 16명 등 모두 64명의 선수단도 탑승하고 있었다.
특히 아시아나 항공 측은 대구공항 하강 착륙시점에서 승객이 비상구 문을 연 것으로 파악했다.
아시아나 항공 관계자는 “지상 250m 상공에서 문이 열렸다”며 “당시 승객들 모두 안전벨트를 하고 있어 다친 승객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다”며 “비상구 좌석에 앉았던 승객 본인이 비상구 레버를 건드렸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경찰에서 정확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공항에 착륙 중이던 비행기의 출입문을 연 혐의(항공법 위반)로 이모(30대·제주도)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이씨는 이날 대구공항에 착륙하던 아시아나 항공기의 문을 연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비상구 문고리를 잡아 당겨 문을 연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의 정확한 범행동기 및 정신 질환 여부 등 파악된 부분은 아직 없다”며 “이씨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이 열린 채 착륙할 당시 기내에는 강한 압력으로 인해 승객들의 비명소리로 아수라장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승객은 “착륙하겠다는 안내 방송이 있은 지 2~3분 후 갑자기 항공기에서 공기가 확 빠져나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종이 같은 것들이 여기저기 날아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문이 열린 비상구보다 앞 좌석에 앉았었는데) 몸이 뒤로 젖혀질 정도로 압력이 있었고,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터져 나오며 아수라장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 “착륙 후 비상구 쪽을 보니 남자 1명을 승무원과 탑승객 등 여러 명이 붙잡고 있는 상황이 보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