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한 주한미군 이등병 트래비스 킹이 지난 17일 인천공항에서 머무른 5시간의 행적이 파악돼 출국수속부터 공항을 빠져 나가기까지 치밀한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뉴시스가 보도했다..
21일 뉴시스에 따르면 트래비스 킹 이병은 지난 17일 오후 6시17분 댈러스로 가는 아메리칸항공 AA280편으로 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었다. 킹의 최종 목적지는 미 텍사스 주 포트블리스 기지였다.
킹은 지난해 10월 서울 마포구에서 폭행 사건 신고로 체포된 후 “망할 한국인, 망할 한국 군인”이라고 소리치며 순찰차를 걷어차 피해를 입힌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전적이 있다.
이에 앞서 같은 해 9월에는 마포구 한 클럽에서 다른 고객의 얼굴을 수차례 주먹으로 때려 폭행한 혐의로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인천공항 보안검색대까지 호송된 뒤 상관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공항 게이트에 도착했고 “미국행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는 문자까지 보냈지만, 결국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날 판문점 투어에 참가해 자진 월북하면서 인천공항에 머문 행적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킹은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지난 17일 오후 2시께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군은 킹을 미국으로 송환하기 위해 인천공항까지 호송했다.
미군은 킹이 출국 소속을 마친 후 이날 오후 4시께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4번 출구 앞까지 호송했다.
미군과 헤어진 킹은 4시34분 출국심사 도중 법무부의 재심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는 개인 출입국 정보라며 확인해주지 않았다.
출국심사를 통과한 킹은 해당 항공편 탑승 전까지 면세구역 내에 머물렀다. 일각에서는 킹이 인천공항 내 출국(송환)대기실에 있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출국 대기실은 국내 입국이 거부된 외국인들이 본국으로 되돌아가기 전까지 머무는 곳이어서 송환을 앞둔 킹이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게 항공업계의 설명이다.
면세구역에 머물던 킹은 6시15분께 해당 여객기가 출발하는 39번 게이트에서 “여권을 분실했다”며 항공사에 출국 취소 조치를 요청했다. 킹의 출국 취소를 요청하면서 해당 항공사에 미 탑승자로 구분되지 않았다. 해당 소속부대도 킹이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착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킹의 출국 취소 요청에 이날 7시께 인천공항 출국장 빠져 나갈 수 있었다는 게 항공업계의 전언이다..
인천공항을 빠져 나간 킹은 다음 날 약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비무장지대(DMZ)에 모습을 드러냈다. 견학 그룹과 함께였다.
DMZ 견학의 경우 최소 3일 전에 신청해야한다는 점에서 킹이 월북 할 의도로 사전에 견학을 신청하는 등의 치밀함을 보인 것이다.
킹은 견학 도중 군사분계선을 넘어 빠른 속도로 “하하하”라고 웃으며 북측으로 달려갔다.
이에 대해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지난 21일 월북한 미군 병사 트래비스 킹의 안위가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북한은 미국인을 비롯해 그 누구에게도 인도적인 대우를 하는 나라가 아니다”라면서 킹 이병이 구금된 위치나 구금 환경을 알 수 없다는 점도 큰 우려 사안이라고 말하고 강조했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킹 이병의 소재와 안위 파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그가 안전하고 신속하게 미국으로, 그리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