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하던 동성 연인을 살해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30년 만에 가석방된 60대 남성이 또다시 살인을 저질러 두 번째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미성년자 때 자신을 놀리는 10살 아이를 목 졸라 살해해 유기징역을 산 전력이 있었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박옥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63)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의 가석방 가능성과 재범 우려를 인정해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1일 남양주시에서 같은 집에 살고 있던 남성 B(29)씨가 자신의 성기를 만지고 용돈을 달라고 했다는 이유로 전선으로 B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와 B씨는 포천시의 한 정신병원에서 만난 사이로, B씨가 퇴원한 후 계속 연락을 주고받다가 범행 전날부터 B씨와 B씨의 조모 등이 살고 있는 집에서 함께 생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피해자 B씨의 몸에서 졸피뎀 성분이 나옴에 따라 A씨가 잠든 B씨를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으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당시 피해자가 깨어있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과 피해자가 평소 정신질환 치료 목적으로 졸피뎀을 복용했던 점을 감안해 이 부분은 인정하지 않았다.
또 재판과정에서 A씨는 범행 후 보호관찰소 직원에게 범죄 사실을 털어놨으므로 자수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A씨가 범행 후 전북 완주군 일대로 이동해 보호관찰소 직원들이 추적해 면담하는 과정에서 범행을 털어놨을 뿐이라며 자수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범행에 앞서 A씨는 1979년에 10살 아이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장기 5년, 단기 3년의 유기징역을, 1986년에는 헤어지자는 동성의 연인을 전선으로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었다.
30년 만인 2017년 10월 가석방된 A씨는 이후 출소자들을 위한 시설에서 생활했으나, 적응을 하지 못해 우울증과 불안, 양극성 정동장애 등으로 2022년까지 4차례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기도 했다.
재판부는 “상대적으로 낮은 지능지수, 장기간의 수감생활로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였던 점, 가족·친척과도 교류하지 않아 경제적·정서적 지지기반이 없었던 점, 대인관계와 사회적응 실패, 피고인의 정신적 문제가 범행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여러 양형 인자들을 고려할 때 피고인의 생명 자체를 박탁하는 형을 선고하기 보다는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하는 무기징역형을 선고해 재범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현행 법률상 피고인에 대한 가석방이 아예 불가능하지 않기에 법원으로서는 20년이 경과한 후 행정청이 피고인을 가석방하는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에 재범가능성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30년간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