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사태 핵심인 테라 창업자 권도형씨에 대한 사기 혐의 재판이 미국에서 권씨의 출석 없이 시작됐다.
25일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남부지법에서는 권씨에 대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고발 관련 민사 재판이 열렸다. 권씨는 해외 도주 중 지난해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다.
몬테네그로 당국은 권씨에 대해 당초 미국 인도를 결정했으나, 이후 권씨 측이 항소하며 한국 인도로 결정이 번복됐다. 그러나 현지 대검찰청이 적법성 판단을 요청하며 현재 인도가 보류된 상황이다.
따라서 이날 재판은 권씨가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됐다. 권씨 측에서는 데이비드 패튼 변호사가 참석했으며, SEC 측에서는 데번 스터런 변호사가 나와 이번 소송의 정당함을 주장했다.
SEC 측은 권씨가 테라의 안정성에 관해 투자자를 오도했다고 본다. 스터런 변호사는 “테라는 엉터리였고, 사상누각(house of cards)이었다”라며 “테라가 무너지자 투자자들은 거의 모든 것을 잃었다”라고 했다.
권씨와 테라폼랩스가 비밀리에 대량 매수 계약을 맺으며 테라 가치에 관해 투자자들을 속였다는 게 SEC의 지적이다. 그러나 권씨 측 패튼 변호사는 이날 “실패는 사기와 같지 않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투자자를 상대로 암호화폐 위험성이 없다는 식의 묘사를 한 적이 없다는 게 권씨 측 논리다. 아울러 테라폼랩스 측 루이 펠레그리노 변호사는 이날 SEC 측이 입맛대로 채택한 증거로 소를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권씨는 현재 민사 소송 외에도 상품 사기, 금융 사기, 시세 조작, 증권 사기 등 8개 형사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 혐의의 형량을 합산할 경우 미국에서는 최종 100년형 이상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