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의대생을 내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R-L)는 아직 진행하지 못했으나 송치 전 시도한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13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피의자 최모(25)씨 수사 상황과 관련해 “프로파일러가 두 차례에 걸쳐 면담했고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는 아직 하지 않았다”며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에 피의자 동의는 필요없다. 아직 진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일) 송치 전에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하기 어려울 수 있다. 검사는 검찰 단계에서도 할 수 있다”면서도 “오늘 시도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흉기를 휘둘러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8일 구속돼 수사받고 있다.
최씨가 범행 2시간 전 경기 화성의 한 대형마트에서 흉기를 미리 구입하고, 범행 직후 옷을 갈아입는 등 계획 범행 정황이 연이어 드러나고 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인정하고 영장실질심사에서도 ‘계획 범행’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청 관계자도 “조사에서 최근 헤어지는 문제로 잦은 다툼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전체적 상황을 보면 우발적 범행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피의자 신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 대해서는 “유족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며 “신상공개 요건 중에 피해자와 유족 의사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피해자 측이 2차 피해를 우려해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를 원치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피의자 신상공개는 검찰 단계에서도 할 수 있는 만큼 재심사 가능성도 열려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교제폭력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높아지는 데 대해 “가정폭력과 스토킹 관련 법이 발전해왔지만 교제폭력은 그 정도 단계까지 가지 못했고 기준 설정이 모호한 게 사실”이라며 “사회적 관심과 논의를 통해 진보된 법적, 제도적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의료계 집단행동과 관련해 ‘공중보건의 명단’ 유출자 8명을 특정해 이 중 4명을 조사했다. 모두 의대생 또는 의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의사 커뮤니티 메디스태프 게시글과 관련해선 게시자로 추정되는 25명 중 의사 22명을 조사했다. 관계자는 “나머지 3명도 신속하게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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