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영일만 일대에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전 존재 가능성을 제시한 비토르 아브레우 미국 액트지오(Act-Geo) 고문이 7일 “이 프로젝트의 유망성은 상당히 높다”며 “저희가 분석한 유정이 석유와 가스 존재를 암시하는 모든 요소를 갖췄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다만 경제성 있는 탄화수소가 누적됐다는 사실을 아직 찾지 못해 리스크도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리스크를 완전히 제거하고 확실한 매장량을 확인할 방법으로는 시추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동해 가스전 관련해 진행한 브리핑에서 “이 프로젝트 초기에 필요한 굉장히 중요한 사항 중 하나가 이 분지의 잠재력을 확인하는 일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동해에는 ‘주작’, ‘홍게’, ‘방어’ 등 3개의 탐사 시추공이 있다. 7일 비토르 아브레우 미국 액트지오(Act-Geo) 고문은 이 중 홍게 시추공에서 석유·가스 매장에 대한 가망성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유망성이 높다고 판단한 이유로 ‘저류층’과 ‘덮개암’을 꼽았다. 좁은 대륙붕 내에 많은 모래가 차야 하는데 이를 저류층이라 부른다. 저류층의 존재 여부가 가스와 석유가 실존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덮개암이라 불리는 진흙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거론했다. 모래의 공극 사이에 석유가 존재하며, 덮개암이 석유를 가두는 식이다. 그는 “이 분지를 살펴보니 이 두 요소 덮개암과 저류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이 같은 분석 결과에 기반해 석유공사에서 진행하는 입찰에 참여해 낙찰됐다. 이 때부터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역에 시추공 3개가 이미 있었다고 전했다. 3개 시추공의 이름은 ‘주작(2012년)’과 ‘홍게(2015년)’, ‘방어(2021년)’다. 앞서 석유공사가 다른 파트너사 등과 시추 작업한 흔적이다. 그는 “이미 이 분지 관련 데이터가 굉장히 많았다”며 “이미 시추된 유정이 3개 존재했다. 관련 데이터는 물론 탄성파 시험 관련 데이터도 이미 있었다”고 전했다.
이를 기반으로 석유가 실제 매장됐는지 전망하기 위해서 지질학적 측면의 중요성도 거론했다. 이를 위해 중요한 요소로 기반암과 트랩을 추가로 언급했다.
그는 “이 분지에는 다른 지역 대비 2가지 장점이 존재한다”며 “앞서 거론한 시추공이 3개 있다는 점과 탄성적인 품질이다. 다른 분지보다 품질이 더 좋았다”고 언급했다.
액트지오는 이상징후를 찾는 팀을 꾸려 유망구조를 도출하는 과정을 추진했다. 또 다른 팀을 꾸려 기존에 있던 3개의 시추공 유정을 평가하는 업무를 맡았다. 왜 이들 시추가 실패를 했는지 요인을 분석하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가 결과 첫 번째 유정을 대상으로 3D평가 등을 해본 결과 우리가 예상했던 트랩이 존재하지 않았다”며 “돔 형상으로 생겼다고 추측한 트랩이 없었다”고 했다.
또 “두 번째 유정인 홍게에는 어떤 액체가 차있었고 덮개암도 존재했다. 세번째 방어는 실패한 케이스다. 유정 안에 과도한 압력이 존재했다”며 “전망은 좋았지만 우리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실패 요인을 바탕으로 유망구조를 도출하게 됐다”며 “앞서 예상한 것보다 더 규모있는 저류층 존재를 찾아냈다는 것이다. 홍게라 불리는 유정에서 네가지 재해요인 중 세가지가 확인됐다. 트랩이 처음으로 확인됐고 덮개암 품질이 입증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도출해낸 이 유망구조의 석유와 가스의 존재를 나타낼 수 있는 요소가 있다는 것을 판별했지만 시추를 하지 않으면 그 리스크를 전부 다 없애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금 남아 있는 마지막 방법은 시추”라고 덧붙였다.
아브레우 고문은 7개 유망구조를 도출했다며 “여기에 탄화수소가 성숙할 수 있다고 발견했다”며 “저희가 프로젝트의 마지막 단계로 이동하게 됐다. 리스크를 평가하고 각 유망구조의 볼륨 매트릭을 판단하는 단계다. 이렇게 7개 유망구조 내에 35억에서 140억 배럴에 해당하는 매장량이 있겠다고 추정하게 됐다”고 결론지었다.
앞으로 계획도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진행한 분석에 기반해 도출한 7개 유망구조의 순위를 매기고, 지질학적인 관점과 지구과학적인 관점에서 가장 상위에 있는 유망구조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실제로 저희가 입증할 방법은 시추밖에 남아있지 않다. 판별했지만 시추를 하지 않으면 그 리스크를 전부 다 없애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성공률 20%에 대해서는 “굉장히 양호하고 높은 수준의 가능성”이라고 답했다. 지난 20~25년간 발견된 유정 중 가장 큰 매장량이 나온 남미 가이아나의 성공 가능성 16%보다도 높다고 언급했다.
시추 전 매장 가능성 만으로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것이 이례적인 일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며 “공기업이 발표할 때도 있지만 장관이나 대통령이 발표하는 일도 흔하다. 미국에서도 오바마 트럼프, 부시 전 대통령도 탐사 관련해 직접 발표한 바 있다”고 답했다.
매장 가능규모가 35억~140억 배럴로 격차 범위가 큰 것에 대해서는 “아직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며 “이 분지에서 굉장히 큰 규모의 상당한 규모의 경제성 있는 탄화수소가 누적됐다는 사실을 아직 찾지 못했다. 이것은 즉 리스크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매장량을 판단할 때 암석 품질에서 변화도 고려했다”며 “140억 배럴이라면 암석 내 충분한 공극이 있어 석유화학 가스가 담겨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완전히 해결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갭이 발생한 것이다. 이를 줄이기 위한 방법은 시추를 하는 것 뿐”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