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배드민턴협회 관련 조사 상황을 밝히며 일부 임원이 규정을 위반해 성공보수(인센티브)를 지급받았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10일 오전 10시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배드민턴협회 조사 중간발표 동안 “안세영(삼성생명) 인터뷰를 계기로 체육계의 낡은 관행이 사회적 이슈가 됐다”며 “이번 조사로 잘못된 건 바로 잡고, 협회가 선수와 지도자를 위한 서비스 기관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겠다”고 전했다.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안세영의 작심 발언 이후 문체부는 배드민턴협회와 관련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는 ▲제도 개선 ▲국가대표 관리 ▲보조사업 수행 상황 점검 ▲협회 운영 실태 등 크게 4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조사단장을 맡은 이정우 체육국장은 “정관에 따르면 임원은 보수를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일부 임원이 협회 마케팅 규정을 이용해 후원사 유치에 기여했다는 명목으로 유치금의 10%에 달하는 인센티브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임원 후원금과 지급금 관련 문제도 있다. 2021년부터 2024년 8월까지 약 3년 반 동안 40명에 달하는 배드민턴협회 임원의 후원액은 회장의 후원금 2300만원이 유일하다. 하지만 이건 회장이 낸 것이 아니라 인센티브를 수령한 전무의 개인 계좌에서 회장의 이름으로 대납한 것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같은 기간 협회 임원들에게 개인 통장으로 지급된 직무수행 경비, 회의 참석 수당 및 여비는 3억3000만원에 달한다. 3억3000만원에는 논란이 됐던 임원의 해외 대회 참가 항공료, 숙박비, 식비 등은 포함돼 있지 않으며 이러한 비용이 얼마인지 전체적인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문체부는 제도 개선 진행 상황과 배드민턴협회의 보조금 관리 및 운영 실태 관련 문제점을 중심으로 중간발표를 진행했다.
이 체육국장은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단 48명 중 현재까지 22명의 의견을 청취했다”며 “안세영이 이야기했던 부분뿐만 아니라 국가대표 소집 기간 축소, 선수촌 생활 개선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며 나머지 의견도 수렴하겠다고 전했다.
문체부는 배드민턴협회의 후원 용품 계약 방식에 대해 “경기력과 직결되는 라켓, 신발까지 일괄적으로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국내 올림픽·아시안게임 44개 종목 중 이렇게 예외 없이 의무화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짚었다.
이어 “문체부는 경기력과 직결되는 용품은 선수의 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현재 배드민턴협회와의 후원 계약이 2027년 3월까지인 점을 감안해 신속한 개선을 위해 후원사와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논란 중 하나였던 국가대표 선발과 관련해선 “단식은 선수의 경기력으로 100% 선발하나, 복식은 경기력 70%, 평가위원의 점수 30%다. 주관적 평가는 과거 50% 수준이었으나, 2021년 공정성 논란으로 10%로 축소됐다가 올해 2월 다시 30%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대표 선수단은 현재 추첨으로 파트너와 상대팀을 정하는 경기력 측정 방식도 실력보다 운이 크게 작용하고 있어 문제라고 한다. 국가대표 선발은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문제다. 국가대표 선수단, 지도자, 전문가, 관계 기관과 의견 수렴을 통해 공정한 대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국제대회 출전 제한에 대해선 “국내 올림픽·아시안게임 44개 종목 중 배드민턴처럼 비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을 제한하는 경우는 없다. 국제대회 출전 제한이 선수의 직업 행사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하는 만큼 폐지하도록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배드민턴협회 일부 임원들의 인센티브 수령, 규정을 위반한 공인구 지정, 불공정한 스포츠공정위원회 운영 정황, 국가대표 후원 물품의 관리 부실 및 목적 외 사용을 짚기도 했다.
이 체육국장은 “나머지 사항들도 공정하고 엄정하게 조사하겠다. 9월 말 조사 결과를 종합해 최종 발표를 하겠다”며 중간 브리핑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