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민정(33)씨가 13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중국계 미국인 케빈 황(34)씨와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결혼식은 최 회장과 이혼 소송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양가 친인척과 국내 주요 그룹 회장들을 포함해 500여명이 하객으로 참석했다.
이날 결혼식에는 외국인을 포함한 신랑과 신부의 친구들이 다수 참석, 신랑신부의 넓은 대인관계를 실감케 했다는 후문이다. 이를 반영한 듯 일반 예식과 다르게 통역이 제공됐으며 사회도 신랑과 신부의 지인이 나란히 맡아 각각 한국어와 영어로 식을 진행했다.
결혼식장에는 민정씨의 반려견도 함께 해 하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해당 반려견은 결혼식 전 민정씨의 웨딩 화보에도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미국 워싱턴 D.C.에서 살면서 이웃 주민으로 처음 만나 ‘군’이라는 공통점으로 친해진 민정씨와 황씨의 결합인 만큼 결혼식에서는 한미 전우를 위해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식에 앞서 한미 전우를 기리는 묵념의 시간을 가졌으며, 하객석 뒤편에는 미국 전통의식에 따른 빈 테이블을 마련했다. ‘실종자 테이블’로 불리는 이 테이블은 실종 또는 전사한 용사를 추모한다는 의미가 담긴 곳으로, 테이블 위에는 전사자의 피를 상징하는 장미 등 추모 물품이 놓였다.
이날 예식은 주례 없이 진행됐으며 신랑 황씨와 신부 민정씨는 결혼을 기념하는 각자의 메시지를 전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신랑과 신부는 차례로 식장에 입장했고, 신부 민정씨는 부친 최 회장의 손을 잡지 않고 혼자 식장에 들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혼소송 3심 재판 중인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이날 딸 결혼식만큼은 시종일관 미소와 함께 하객들을 맞았다. 이들은 딸 부부와 함께 가족사진도 함께 찍고 화촉을 함께 하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부 측에서는 최 회장의 장녀이자 민정씨 언니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 축사를 했으며, 신랑 측에서는 황씨 남동생이 영어로 축사를 진행했다. 축가는 신랑신부 측 지인이자 JTBC ‘팬텀싱어3’에 출연했던 존노가 ‘오솔레미오’를 불러 박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결혼식은 엄중한 경호 속에 열려 눈길을 끌었다. 결혼식장인 워커힐호텔 비스타홀은 본식 2~3시간 전부터 삼엄한 경비를 통해 출입을 제한했다. 지하 2층인 비스타홀로 연결되는 지하 3층~지상 1층 도로와 인도를 모두 막고 통제했다.
VIP들은 비스타홀로 연결된 전용 통로를 통해 속속 입장했다. 경호원들은 명부를 들고 차량 한 대 한 대 확인하며 비스타홀로 들여보냈다. 경호원들은 초청장이 없거나 사전에 초대 명단에 이름이 오르지 않은 사람은 입장을 철저히 막았다.
재계 맏형인 최 회장의 딸 결혼식인 만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이재현 CJ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코오롱 이웅렬 명예회장 등 재계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