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러시아로 1만여명의 병력을 파병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반도 뿐 아니라 동북아 전체 안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러·북 밀착에 한층 더 강도높은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의 파병은 지난 6월 러시아와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러북조약)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희생을 감수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지원하면서, 양국 관계가 향후 혈맹 관계로 격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반도에서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면 러시아 역시 병력을 지원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18일 “북한이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러시아 해군 수송함을 통해 북한 특수부대를 러시아 지역으로 수송하는 것을 포착, 북한군의 참전 개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상륙함 4척 및 호위함 3척이 해당 기간 북한 청진·함흥·무수단 인근 지역에서 북한 특수부대 1500여명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1차 이송 완료했다”며 “조만간 2차 수송 작전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북한이 러시아로 대규모 병력을 파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보당국은 북한의 러시아 지원규모가 1만여명을 넘어설 수 있다고 관측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군 희생을 감수하고 이같은 결정을 내린데는 남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러북 관계를 끌어올려야겠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이번 병력 지원으로 사실상 러시아 또한 한반도에서 전쟁과 같은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면 병력을 지원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 된 것이다.
군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혈맹 수준으로 격상될 수 있다”며 “우리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병력 지원의 대가로 첨단 무기 기술 이전 등을 받을 수 있다고도 관측한다. 현재 북한은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군사정찰위성 등을 개발하고 있는데,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터라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러시아가 북한에게 이러한 기술을 대거 이전할 경우, 우리 군에게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게 군 내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이날 국회 국정감사 도중 해당 소식을 접하고 “그 내용이 사실이라면 심각하다고 본다. 북한군이 참전한다는 것은 굉장히 위급한 일”이라 답한 것도 이러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러북 조약 이후 우크라이나전에 북한군이 파병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북한으로선 이번 파병을 통해 무기를 시험하고 실전 경험을 쌓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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