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진보·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찬반을 두고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헌법재판소가 지정한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을 앞두고 벌이는 마지막 주말 집회인 만큼 양측의 지지층이 대거 결집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원로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과 자유통일당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 경찰 추산에 따르면 오후 3시30분 기준 최대 3만3000명이 모였으나 일부 인원이 해산하며 오후 5시 기준 1만5000명으로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안전한 집회를 위해 기동대 51개 부대, 3300여명의 경력을 투입했다. 대규모 집회로 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해 집회 현장 인근 세종대로 양측에 경찰버스 수십대로 차벽을 세웠다.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쥐고 “윤석열 힘내라” “문형배 탄핵” 등을 연신 외쳤다. 거리 곳곳에서는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대통령 즉각복귀’ ‘문형배 사퇴하라’ 등의 손팻말을 든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사회자의 부정선거 규탄에 고개를 끄덕이며 윤 대통령의 직무 복귀를 촉구하는 내용의 구호도 외쳤다.
서울 강동구에서 왔다는 양귀호(80)씨는 “오늘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집회에 참석했다”며 “최근 헌재가 어디에서 누구의 말을 듣고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다. 너무 일방적이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양씨는 “윤 대통령이 부디 용기 잃지 말고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란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여의도 일대에서도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개신교계 단체 세이브코리아는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2번 출구 인근에서 ‘국가 비상 기도회’를 열고 윤 대통령의 탄핵 기각을 촉구했다.
비슷한 시각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측도 헌재,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등에 운집했다.
탄핵 찬성 측 시민단체 ‘촛불행동’은 오후 2시부터 헌재 인근인 서울 종로구 안국역 1번 출구 일대에서 ‘제128차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주최측 추산으론 전국에서 연인원 2만여명이 함께 했다.

이어 같은 장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6000명이 참석했다. 주최측 추산으론 3만5000여명이 참여했다.
오후 4시께 안국역 1번 출구 앞은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로 붐볐다. 참석자들은 ‘윤석열을 파면하라’, ‘내란종식 국정안정’, ‘건희왕국 박살내자’ 등의 손팻말을 흔들며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했다.
무대에 오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계엄 이후 자고 일어났더니 내란국이 됐다는 자조 섞인 말이 유행하고 있다”며 “비상계엄은 너무나 중대한 헌법 위반이고 내란이다”라고 외쳤다. 이에 참석자들은 “맞습니다”라고 호응하며 박수를 쳤다.
집회에 참석한 직장인 정빈(30)씨는 “(계엄이) 너무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었어서 무서웠다”며 “빨리 해결되고 민생이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죄 지은 사람들이 벌을 받고 시민들이 안전하게 잘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광명에서 올라왔다는 김모(52)씨도 “윤석열 파면을 위해 힘을 보태기 위해 이곳에 나왔다”며 “집에만 있으면 국민의 뜻이 전달이 안 될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재가 계엄을 일으킨 내란범을 심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집회가 끝난 뒤 이들은 안국역에서 동십자각으로 행진한 후 윤석열 대통령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퇴진비상행동) 집회에 합류했다.
퇴진비상행동은 오후 5시께부터 집회를 열고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이 집회에는 오후 5시30분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2만명이 모였다.
관련기사 헌재, 이달 25일 변론 끝낸다 5월 조기대선 현실화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