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F-16 MK-82 폭탄 8발 포천 민가 비정상 투하
총 15명 중경상 입어…교회·주택 등 일부 파손
공군 “투하된 포탄 모두 확인…불발탄은 없어”
6일 오전 15명의 부상자를 낸 KF-16 전투기 민간 지역 오폭 사고의 원인이 ‘조종사 좌표 입력 실수’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공군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국방부에서 오폭 사고 관련 언론 브리핑을 열고 “조종사 진술 등을 통해 실사격 훈련 준비과정에서 조종사가 좌표를 잘못 입력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5분께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민가에 포탄이 떨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15명이 중·경상을 입었고, 교회 건물 1개와 주택 2채가 일부 파손됐다.
같은 날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 일대에서는 2025년 자유의 방패(FS·프리덤실드) 연습과 연계한 올해 첫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이 진행됐다.
공군에서는 공대지폭탄으로 무장한 F-35A·F-15K·KF-16·FA-50 등이 참가했다. 이 전투기들은 근접항공지원 간 30여발의 실폭탄을 투하했다. 이 가운데 KF-16 2대가 투하한 MK-82 일반폭탄 8발이 비정상 투하된 것이다.
공군에 따르면 조종사는 실사격 훈련을 실시하기 전 사무실에서 특정기기를 통해 표적 좌표를 입력한다. 이어 그 좌표를 이동식 저장장치(USB)에 저장해 전투기에 입력한다.
이후 전투기에 입력된 좌표를 확인하고 공중에서도 실사격 전 지상 표적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 모든 과정은 조종사 단독으로만 진행된다.
하지만 이번 사고 조종사는 전투기 좌표 확인과 지상 표적 확인 등을 모두 생략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관계자는 “KF-16은 단좌(좌석이 하나인 전투기)라 좌표 확인 등 모든 절차를 조종사만이 수행했다”며 “사격 전 공중에서 지상 표적을 확인하는 절차도 있는데 제대로 이뤄졌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전투기 한대가 아닌 여러 대가 편대로 묶여 실사격을 진행하는 바람에 피해를 키웠다.

공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은 1번기가 사격을 하면 2번기도 같이 나란히 붙어서 사격하는 전술훈련이었다”며 “2번기는 1번기를 따라 투하하며 8발 모두 비정상 투하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MK-82는 건물·교량 파괴 등에 사용되는 폭탄이다. 직경 8m·깊이 2.4m의 폭파구를 만들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폭탄 1개의 살상반경은 축구장 1개 정도의 크기다.
이번 사고에서 불발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군 관계자는 “투하된 탄을 모두 확인했는데 불발탄은 없었다”면서도 “폭탄 위력에 대해서는 영향을 미치는 범위를 표시해 축구장 1개 크기라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에서 민간인을 제외하고 군인 5명도 부상을 입었다. 이들 중 간부는 3명, 병사는 2명으로 파악됐다. 부상 장병들은 찰과상, 열상, 이명 등의 부상을 입었고, 정밀 확인 차 병원에서 진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공군은 사고가 발생한 뒤 100분 정도가 지난 뒤 피해 사실에 대해 알렸다.
공군 관계자는 즉각적인 발표가 이뤄지지 않은 배경에 대해 “다량의 실사격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이었다”며 “뭔가 이상하다는 사실은 바로 알 수 있었으나 공군의 탄이 맞는지 등 확인이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군 당국은 이번 사고 원인이 정확히 규명될 때까지 소총사격을 포함한 모든 실사격 훈련을 잠정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합참 관계자는 “2025년 자유의 방패(FS·프리덤 실드) 연습은 정상적으로 시행한다”면서도 “각 부대의 야외기동훈련은 계획대로 실시할 예정이나 실사격은 중단한다”고 밝혔다.
공군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민간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부상자 분들의 조속한 회복을 기원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