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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원자로 설계 한국 빼돌라다 적발 … “민감국가 이것 때문?”

2025년 03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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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에너지부 산하 아이다호 국립연구소. 이곳에서 일하던 직원이 한국으로 원자로 설계도를 가지고 가려다 적발돼 해고됐다. [위키미디어 커먼스]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연구소 직원이 수출이 금지된 원자로 설계도를 소지하고 한국으로 향하려다 적발돼 해고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미국 에너지부가 최근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한 것을 두고 우리정부는 외교정책과 무관한 보안 문제 때문이라고 해명했는데, 이 사건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17일 미 에너지부 감사관실(OIG)이 지난해 상반기 의회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OIG는 원자로 설계 소프트웨어를 갖고 한국으로 향하던 에너지부 산하 아이다호 국립연구소(INL) 직원을 적발했다.

OIG는 2023년 10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업무성과를 소개하며, 이 사건을 가장 첫번째 사례로 거론했다.

보고서는 “아이다호 국립연구소는 계약업체 직원이 수출통제된 자료를 소지하고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탑승하려다 적발된 후 그 직원을 해고했다”며 “그 수출통제 자료는 아이다호 국립연구소가 소유한 독점적인 원자로 설계 소프트웨어였다”고 전했다.

이어 “OIG는 해당 자료가 수출통제 대상이라고 판단했고, 그 직원이 수출통제 규정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외국 정부와 소통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메일과 채팅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안보수사국(HSI)과 공동 수사가 진행 중이다”고 덧붙였다.

주목되는 부분은 조사 결과 이 직원이 해외 정부와 소통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해외 정부를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한국으로 설계 자료를 가져가려 했으니, 한국 정부를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수출을 금지한 원자로 설계 자료가 한국으로 반출될 뻔했고, 그 과정에 한국 정부가 연루됐다면, 미국 정부 차원에서 대응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이에 에너지부가 최근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하는 배경에 이 사건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미국의 민감국가 지정이 특정 정책 때문이 아니라, 보안 문제 때문으로 확인됐다는 우리 외교부의 설명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는다.

외교부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미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 리스트 최하위 단계에 포함한 것은 외교정책상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에 대한 보안 관련 문제가 이유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에너지부 감사관실(OIG)이 지난해 상반기 의회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수출통제 대상인 원자로 설계 소프트웨어를 갖고 한국으로 가려던 에너지부 산하 아이다호 국립연구소(INL) 직원이 해고됐다. 미국 에너지부가 최근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한 것을 두고 우리정부는 외교정책과 무관한 보안 문제 때문이라고 해명했는데, 이 사건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사진=에너지부 감사관실 의회 제출 보고서 캡쳐).

한국 정부는 해당 사례를 여러 보안 위반 사례 중 하나로 보고있으며, 미국 쪽에서도 어떤 사례들이 문제가 됐는지 구체적으로 지적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원자로 자료 유출 사례는 대외적으로 공개된 만큼 오히려 보안 문제 사례 중 경중이 가벼운 쪽에 속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개되지 않은 더욱 심각한 보안 문제들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 14일 한국을 ‘민감국가 목록’에 추가하기로 했다고 언론에 공식 확인했다. 구체적인 지정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민감국가 지정은 국가 안보, 핵 비확산, 지역 불안정, 국가 경제 안보 위협, 테러 지원 등을 고려해 이뤄진다. 중국, 북한, 이란,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등 적대국이나 핵개발 움직임이 있는 나라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에 국내에선 원자력 분야 등 한미 협력에 제동이 걸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정치권에서는 독자 핵무장론이나 계엄 및 탄핵 사태 등 지정 원인을 두고 책임 공방이 벌어졌다.

바이든, 왜 퇴임 전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했을까

 

다만 외교부는 “리스트에 등재가 되더라도 한미간 공동연구 등 기술협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미 에너지부도 이번 조치가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에서 이뤄졌으며 한미 기술협력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민감국가 리스트에 포함되었다가 협의를 통해 제외된 사례가 있는 만큼, 오는 4월15일 발효 이전에 제외될 수 있도록 협상에 주력할 방침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이번주 중 미국 에너지부 장관을 만나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관련기사 바이든, 왜 퇴임 전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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