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은 11일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나라와 국민을 위한 새로운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관저 퇴거 직후 변호인단을 통해 “자유와 번영의 대한민국을 위해 미력하나마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지지자들을 향한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겨울 많은 국민들, 그리고 청년들께서 자유와 주권을 수호하겠다는 일념으로 밤낮없이 한남동 관저 앞을 지켜주셨다”며 “추운 날씨까지 녹였던 그 뜨거운 열의를 지금도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2년 반 이곳 한남동 관저에서 세계 각국의 여러 정상들을 만났다”며 “국익과 안보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순간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저 복귀를 앞둔 1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인근 곳곳에서 윤 전 대통령 환영·반대 집회 참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주민들은 집회 소음과 교통혼잡으로 불편을 호소했다.
이날 오전부터 사저 앞으로 지지자들이 속속 모여들면서 경찰의 사저 주변 경비 태세가 한껏 강화됐다. 경찰은 오전부터 아크로비스타 남문과 서문 인근에 기동대 15여대를 배치했다. 아파트 단지 일대에는 경찰들과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이 순찰을 돌며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거주하는 동에는 아크로비스타 제12기 입주자 동대표 일동의 명의로 ‘대통령 내외분 수고하셨습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께 한 유튜버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얼굴 모양이 그려진 가면을 쓴 채 아크로비스타 서문 정문 앞에 앉아 빈 소주병을 마시는 행위를 하는 등 경찰 저지에도 불구하고 지속 시위를 벌였다. 지나가던 주민들은 “이런 건 안하는 게 예의다”, “남의 집 앞에서 뭐하는 거냐” 등 항의하기도 했다.
오후 3시가 넘어가자 지지자들과 윤 전 대통령 반대 단체 참가자들 30여명이 아크로비스타 서문 앞에 모여들어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지자들은 윤 전 대통령 얼굴 가면을 쓴 유튜버를 둘러싸 모여들어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해 갈등이 고조됐다. 이들이 서문 앞 인도를 점거하면서 주민들이 통행에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서문 양쪽에 질서유지선을 설치하고, 사저 주민 외에는 서문 앞 횡단보도를 건널 수 없도록 경계를 강화했다.
사저 서문 인근에서는 횃불청년단이 모여 집회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님 반드시 그뜻을 이어가겠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과 “윤카 정신을 이어가겠습니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애국가를 제창했다.
횃불청년단 대변인은 “우리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모였다. 자유대학민국수호 목적 아래 진행된다”라며 “법리적으로 아무 하자가 없고 국익 수호에 진심이었던 대통령 파면 두번이나 보면서 상심이 크셨지 않나. 이대로라면 여권에서 어떤 후보가 나오든 윤 대통령이 재출마해도 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후3시께 진보 유튜버 정치한잔TV과 반대 측 30여명은 사저 맞은편에 위치한 OSB저축은행 앞에서 파면촉구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내란정범 국민의 힘 해체하라. 내란 세력 제압하자. 내란수괴 윤석열을 사형해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윤석열을 구속하라” 구호를 연일 외쳤다.
일부 참가자들은 확성기를 이용해 크게 구호를 외치는 등 소음을 유발하면서 지나가던 시민들이 “시끄러워서 살 수가 없다”, “경찰에 신고하겠다” 등 강력 항의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저 주민은 “아이 데리러 나왔는데 집회 때문에 앞문으로 못 올꺼 같아서 뒤에서 기다리는 중”이라며 “제 시간에 못 들어오고 있어서 아무래도 걱정된다”라고 우려했다.
윤 전 대통령 복귀 시간이 임박한 오후 4시50분께 교대역부터 아크로비스타에 이르는 도로 인근에는 지지자 230여명이 모였다.
극우 유튜버 안정권 벨라도 대표와 지지자들 50여명은 아크로비스타 상가 앞 모여 윤 전 대통령 환영회를 준비하고 있다. 교대역 주변 삼하빌딩 앞에는 또 다른 지지단체인 정의구현형제단이 150여명 모여 윤 전 대통령을 응원하는 집회를 열었다. 서초중앙로 한성빌딩 앞 1개 차로에는 자유통일당이 모여 윤 전 대통령 복귀를 응원하고 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14분께 한남동 관저에서 출발해 서초동 사저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