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워싱턴포스트(WP)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국방부 내부 조직망에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3성급인 중장으로 표시됐다고 보도했다.
4성 장군인 로널드 클라크 미 육군 태평양사령관도 중장으로 표시됐다.
클라크 장군의 대변인인 아이작 테일러 대령은 기술적 오류로 인한 것이라며, 현재 해결된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헤그세스 장관이 주한미군사령관과 태평양사령관을 3성급으로 하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 이번 일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헤그세스 장관은 30일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기지 소재 해병대 전쟁대학에서 전군 최고 지휘관 회의를 소집했다. 전 세계 각지에서 근무 중인 준장 이상 모든 지휘관급 장성·제독 수백 명과 선임 부사관들이 참석 대상이다.
대대적인 소집령을 내리면서 그 이유는 설명하지 않아 많은 추측을 낳았다. 일각에선 대규모 해고나 강등을 발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헤그세스 장관은 취임 후 장성급 20%를 감축한다고 공언했고, 여성 장성 등 고위 장교 20여 명을 해임했다.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고위 군 지도부에게 연설할 예정”이라고 할 뿐, 구체적인 회의 목적이나 의제 등은 설명하지 않았다.
헤그세스 장관은 1시간 남짓한 연설에서 군사 표준과 ‘전사의 정신’을 강조하고, 국방부를 ‘전쟁부’로 재편하는 비전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관계자들은 헤그세스 장관의 짧은 연설을 듣기 위해 긴박하게 대규모 회의를 소집하는 건 현명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특히 예비역 소령으로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헤그세스 장관이 오랜 기간 복무한 군 지휘관에게 전투 방법 등을 지도하는 게 맞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회의의 정치적 색채는 더욱 짙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 육군 예비역 벤 호지스 중장은 소셜미디어에 1935년 나치 독일이 베를린에 장군들을 긴급 소집한 뒤 히틀러에 대한 충성 맹세를 요구한 점을 언급하며 비유했다.
비용과 안보 우려도 제기된다.
중동, 유럽, 인도태평양 군 지휘관들도 참석하는 가운데 이들의 항공료와 숙박비, 이동 비용만도 수백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일시에 한자리에 모이는 것 자체가 안보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더욱이 소집일은 미 연방정부의 회계연도 마지막 날이고, 정부 셧다운 가능성도 있어 핵심 인력의 발이 묶일 수 있다는 불안도 나온다.
나아가 다수의 고위 군 장교들을 사유 없이 해임한 이후 나온 지시여서, 군 규범을 뒤흔들고 국방부에 공포 문화를 조성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