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우크라이나 국가비상대응청(DSNS Kyiv) 제공 / X(구 트위터) @Abraracurs64713 게시물 통해 공개.
우크라 고위 당국자의 도 넘은 발언 논란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최고위급 인사가 최근 한국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 사고를 북한군의 우크라이나전 참전과 연결시키면서 “통제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사건이 발생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위험성을 경고한다는 명분이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조차 규명되지 않은 한국의 DMZ 사고를 끌어들여 남북 간 무력 충돌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부각한 것이어서 발언 수위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자칫 우크라이나가 자국 전쟁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까지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8일 소셜미디어에 뉴스포스(NewsForce) 인터뷰를 인용하면서 러시아 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북한군을 거론했다.
부다노우 실장은 “북한은 우리의 전쟁에서 배우며 무장하고 있다”며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국에서 벌어질 수 있는 전투에 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이 우크라이나에서의 실전 경험을 토대로 무기를 개량하고 새로운 무기 체계를 도입하고 있으며 일부는 러시아산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남북 군사분계선 상황까지 직접 거론했다는 점이다.
부다노우 실장은 최근 남북 군사분계선에서 또 다른 사건이 발생했다며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어 통제할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사건이 발생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가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 남북 간 군사 충돌 가능성까지 사실상 예고하고 나선 셈이다.
부다노우 실장이 지목한 사건은 지난 21일 서부전선 DMZ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 사고로 보인다.
당시 육군 25사단 장병들이 군사분계선 남쪽 DMZ에서 수색로 개척 작전을 벌이던 중 폭발물이 터져 군 간부 3명이 부상했다. 이 가운데 2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한 명은 발목을 잃는 큰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폭발 원인이 지뢰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지만, 해당 지뢰가 북한군이 설치한 것인지 한국군 지뢰인지 아직 최종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한 지역에서 폭우 등에 의해 지뢰가 떠내려왔을 가능성 등도 조사 대상이다. 군 당국은 유엔군사령부와 함께 정확한 폭발 지점과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북한군이 2024년 이후 군사분계선 일대에 지뢰를 매설하고 철책과 대전차 방벽을 강화해온 것은 확인된 사실이지만, 이번 폭발 사고의 책임 주체는 아직 조사 단계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의 핵심 인사가 이 사고를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참전과 연결하고, 여기서 다시 한반도의 ‘통제불능’ 상황으로까지 논리를 확대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특히 남북 관계와 군사분계선 문제는 작은 오판이나 과장된 메시지 하나도 군사적 긴장을 증폭시킬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당사국인 한국군조차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3국 고위 당국자가 남북 충돌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듯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우크라이나로서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단순히 유럽의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시아와 한국의 안보에도 직접적인 위협이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끌어내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한국 언론들도 부다노우 실장의 발언을 한국 정부의 대응을 우회적으로 촉구하려는 메시지로 분석했다.
하지만 북한의 러시아 지원을 비판하는 것과 아직 조사 중인 DMZ 사고를 근거로 한반도의 통제불능 사태가 임박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파병의 위험성을 국제사회에 알릴 필요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한국과 북한 사이의 군사적 긴장을 필요 이상으로 부각하거나 마치 한반도에서 무력 충돌이 임박한 것처럼 묘사한다면 한국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실제 충돌이 발생할 경우 직접적인 피해를 감당해야 하는 당사자는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남북한 주민들이다.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참전이 한반도 안보에 미칠 장기적 영향을 경계하는 것과 남북 간 ‘통제불능 사태’를 공개적으로 예고하는 것은 분명 다른 차원의 문제다.
우크라이나가 한국의 안보를 걱정하는 것인지, 아니면 한반도의 긴장을 자국 전쟁의 국제적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논리로 활용하려는 것인지 의문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K-News LA 편집부>knewsla@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