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한국에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넘기는 문제에 새로운 기준을 내세우면서 한미 간 이견이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미국이 전작권 전환에 원칙적으로 찬성하면서도 실제 이양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14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전작권 전환에 찬성한다”면서도 “수년 전 설정된 조건들을 위반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황이 변했고 조건도 바뀌었기 때문에 지켜야 할 새로운 기준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가 지난 20년간 한미 합의에 따른 전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노력해 온 상황에서 미국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것은 사실상 전작권 이양을 늦추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국 국방부는 즉각 우려를 나타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한미가 합의한 조건에 따라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골대를 계속 옮긴다면 전작권 전환은 영원히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적 견해라는 점을 전제로 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도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전작권 전환을 내일 당장 실시해도 문제가 없느냐는 질문에 “문제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전작권 전환이 한국군 사령관이 지휘하고 미군 부사령관이 지원하는 체제로 바뀌는 것이라며, 한미 간 신뢰가 유지된다면 현재보다 강력한 지휘체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작권 전환은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3단계 검증을 거쳐야 한다. 현재는 2단계 검증이 진행 중이다.
한국 정부는 올해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2단계 검증을 마무리하고 전환 목표 연도를 제시한다는 계획이지만, 미국 측의 새로운 기준 요구로 합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이 전작권을 넘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존 합의에 더해 새로운 조건을 계속 요구한다면 전작권 전환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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