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대한민국 영토가 비무장지대(DMZ)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된다고 발언해 한국 정치권에서 영토주권 부정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14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대한민국은 어디서 시작하고 어디서 끝나는가”라고 반문한 뒤 “유엔군사령부의 관점에서 대한민국은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내가 해당 구역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군사분계선 남쪽 비무장지대를 대한민국 영토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파문을 일으켰다. 대한민국 헌법 제3조는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은 “대한민국의 영토와 주권에 관한 중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인물이 유엔군사령관이라는 사실에 충격과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인 민주당 김병주 의원도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을 정면으로 부정한 발언”이라며 즉각적인 발언 철회와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청와대에서도 군 지휘관이 영토주권과 관련한 개인적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유엔군사령부는 16일 “대한민국의 주권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긴급 진화에 나섰다.
유엔사는 브런슨 사령관이 정전협정에 따른 비무장지대의 군사·행정적 관리 책임을 설명한 것일 뿐, 한국의 주권을 부정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번 논란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같은 세미나에서 전작권 전환을 지지하면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을 고려한 새로운 조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의 전작권 조기 전환 추진이 성급하다고 비판한 반면, 민주당은 기존 전환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한미군 최고 지휘관의 발언이 한국의 영토주권 문제로 비화하면서 한미동맹 내부의 민감한 갈등이 공개적으로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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