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 판결문에서 명태균 씨가 오 시장에게 불리하도록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이 드러났다. 재판부는 실제로 여론조사 결과가 오 시장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수정된 정황이 있다고 판단했다.
23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서울고법 형사7부의 판결문에 따르면, 명 씨가 운영에 관여한 미래한국연구소의 강혜경 씨는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명 씨의 여론조사 조작 지시를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강 씨는 “오세훈이 1위로 나온 조사가 있었는데 나경원이 1등 한 것으로 바꾼 조사가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당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명 씨에게 “조사 안 해도 우리가 1등이다”라고 말하자, 명 씨가 “오세훈 1등 하는 조사를 가져다주면 안 된다. 건방지다”라며 오 시장에게 불리하도록 조작을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진술을 검토한 뒤 미래한국연구소가 2021년 1월 25일 실시한 비공표 여론조사에서 오 시장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결과 자료를 수정한 정황이 나타난다고 판결문에 명시했다.
재판부는 명 씨의 진술 자체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명 씨가 직접 경험한 사실과 추측, 과장을 뒤섞어 진술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과거 통화 내용에 대한 기억이 오히려 구체적으로 바뀌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또 명 씨가 오 시장이 자신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자 적대적인 감정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은 이날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던 1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강철원 전 부시장과 후원자 김한정 씨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다만 여론조사 자료 수정 정황이 인정됐다고 해서 명 씨의 형사상 조작 혐의가 별도로 유죄 확정된 것은 아니다.
특검팀이 상고 방침을 밝히면서 오 시장 사건의 최종 판단은 대법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