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 마르티네즈 LA시의장이 인종차별 논란 속에 결국 사임했다.
LA시 6지구 시의원인 마르티네즈는 10일 오전 시의장직에서 내려오겠다고 밝혔다. 6지구 시의원직은 유지한다.
마르티네즈 의원은 지난해 10월 케빈 드레온 14지구 시의원, 그리고 길 세디요 1지구 시의원 등과 함께 백인이자 성 소수자인 마이크 보닌 11지구 시의원이 입양한 흑인 아들을 ‘루이비통 명품백 같은 악세사리’ 그리고 ‘작은 원숭이’에 비유하는 인종차별적 대화를 한 것으로 나타났고, 당시 이를 녹음한 화일이 9일 공개되면서 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들이 나눈 대화를 녹음한 화일은 익명으로 지난 9월 누군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 공개해 알려졌으며, 당시에는 큰 논란이 되지 않았다가 LA 타임스가 9일 이 녹음화일에 대해 보도하면서 파문이 커졌다.
마르티네즈 시의원과 드레온, 세디요 시의원 모두 사과 성명을 냈지만 논란과 파문이 가라앉지 않자 10일 결국 마르티네즈 시의원이 시의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들의 대화를 녹음한 파일은 지난해 10월 론 헤레라 LA 카운티 노조연맹 위원장과의 미팅에서 나눈 것으로 인종차별 발언이 그대로 담겨있다.
마르티네즈 등 라틴계 시의원들은 보닌 시의원의 흑인 입양아들을 “마치 루이비통 핸드백을 갖고 다니 듯 데리고 다닌다”말했다. 그러면서 보닌의 아들을 “작은 원숭이”라고 비유하기도 하면서 백인인 보닌 시의원을 “LA시의 4번째 흑인 시의원 멤버”라고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다.
또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세명의 라틴계 시의원은 LA시에 50%가 라틴계 주민인데 시의원은 15명중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안타까워 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또 조지 개스콘 LA 카운티 검사장이 흑인들과 손을 잡았다며 욕설을 섞어 이야기 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마르티네즈 시의원은 6지구 시의원으로 6지구는 대부분 라틴계 주민들의 거주지역이다.
보닌 시의원은 이 같은 사실이 보도된 뒤 “나를 공격하는 것은 괜찮지만 내 아들은 무슨 잘못이 있다고 이러는가?”라며 “내 아들은 지난해 갓 세 살이었다”며 울분을 나타냈다.
또 보닌 시의원을 비롯해 폴 코레츠, 니티아 라만 동료 시의원 등이 시의장 사임을 촉구하기도 했다.
LA시의원 선거는 2024년에 치러지기 때문에 당장 시의원 직을 상실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표심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논란이 된 시의원들의 지역구 유권자들이 대부분 라틴계주민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마티네즈의 시의장직 사퇴가 시의원직을 지키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며 마르티네즈가 시의원직까지 내려 놓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인단체들도 위선적인 인종차별 인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누리 마르티네즈가 더 이상 시의원직을 수행해서는 안된다며 시의원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한인타운 재구획 태스크포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누리 마르티네스가 즉시 시의원직을 사임할 것을 촉구했으며, 인종차별 발언이 있었던 자리에 동석한 길 세디요, 케빈 드레온 시의원과 에레라 LA 노조연맹 의장의 사임도 강력히 요구했다.
이 태스크포스에는 LA한인회를 비롯해 한미연합회, KYCC, 한인가정상담소, FACE 등 한인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유출된 녹음파일에서 드러난 인종차별 발언이 LA시를 이끌어가는 지도자의 발언이라고는 믿을 수없을 정도로 적나라한데다 이민자 출신 시의원으로서 그의 위선적인 인종차별 의식이 까발려져 마르티네즈가 시의원직을 고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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