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일대에 소화전이 마르면서 진압에 여전히 난항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소방 당국 관계자들은 화재가 여러 지역에서 발생하면서 고지대 물 저장 탱크와 공급 펌핑 시스템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바닷물까지 끌어오고 있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은 못 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LA카운티 소방 당국은 팰리세이즈 화재 진압을 위해 해수를 다룰 수 있는 봄바디어 CL-415 소방헬기 두 대를 배치했다고 밝혔다.
해수는 이론적으론 화재 진압에 사용할 수 있지만,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피하는 게 일반적이다. 해수의 염분 성분이 물 투하기와 소방펌프 등 금속 장비를 손상시켜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금이 물의 냉각 효과를 감소시키는 것도 한계다. 담수보다 전하를 더 잘 전달해 소방관에게도 위험할 수 있다. 토양 염분이 높아져 식물의 삼투 작용을 방해하고, 토양을 독성으로 만들어 묘목 성장을 방해하는 단점도 있다.
CNN에 따르면 LA 일대에서는 현재 10만5000명 상당의 주민이 대피령을 적용받고 있다. 당국은 오는 16일께 대피 주민의 귀가 조치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 진화 진전 상황이 중요하다.
당국은 이와 함께 약탈과 불법 무인기(드론) 활동 등을 막기 위해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지난주 산불 확산 과정에서 일부 지역에서는 약탈이 발생했고, 소방 항공기가 민간 드론과 충돌하는 사건도 있었다.
이번 화재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가 될 전망이다.
뉴섬 주지사는 이날 NBC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규모와 범위로 볼 때 관련 비용만 놓고 보면 그럴 것 같다”며 “앞으로 48시간 동안 생명 안전과 재산 보호에 초점을 맞추는 동시에 경계 문제를 해결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화재가 새해 전야 불꽃놀이로 발생한 화재가 일주일 뒤 재점화되면서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위성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 지난 1일 자정 불꽃놀이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 지역과 지난 7일 팰리세이즈 화재 발화점이 일치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LA 소방 당국은 팰리세이즈 화재가 새해 전야 인근에서 발생한 화재와 관련 있다는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며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공동 노력 중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LA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24명으로 늘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이턴 산불로 참변을 당했다.
LA카운티 검시관실은 12일 자료를 내고 이날 오후 5시 기준 사망자가 24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들 중 8명이 팰리세이즈, 16명이 이턴 산불로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희생자에는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아들 곁을 떠나지 못한 아버지와 반려동물과 함께 집에서 화마를 맞은 80대 여성 등이 포함됐다.
지난 7일 시작된 LA 일대 산불은 한때 7개로 늘었다가 현재는 3개로 줄었다. 그러나 기세는 여전하다. 허스트 산불은 89%가량 진화됐지만, 팰리세이즈와 이턴 산불은 각각 13%, 27% 진화에 그쳤다.
현지 소방 당국은 6일째 불길 잡기에 분투 중이다. 피해를 키운 건조 강풍 산타 아나가 지난 주말 다소 잦아들었지만, 이번 주 들어 다시 강해질 것으로 예고된 상황이어서 당국의 긴장도 커지고 있다.
CNN은 “잠시 잦아들었던 바람이 이번 주 다시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건조한 초목 상황과 함께 바람이 신규 또는 현재 진행 중인 화재의 확산과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 등 9개 주에서 동원된 소방차 1354대, 항공기 84대, 인력 1만4000명이 투입돼 진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멕시코에서도 소방관을 지원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소방관 60명을 파견할 예정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산불 진화를 돕기 위해 자국 소방관 150명 파견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신속한 진화를 위해 수감자까지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총 931명의 수감자가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해 방화선 구축을 위한 벌목 및 가연성 물질 제거 등 작업에 투입됐다.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된 수감자의 경우 하루당 이틀의 복무일 감면 혜택을 받는다고 한다. 캘리포니아 교정 당국은 “비상 상황에서 생명과 자산을 지키려는 헌신적인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박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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