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민세관단속국(ICE) 반대 시위와 관련된 방화 사건들을 수사하기 위해 미 연방주류·담배·화기·폭발물단속국(ATF)이 국가대응팀(National Response Team)을 현장에 파견했다.
ATF에 따르면 국가대응팀은 대형 재난, 폭발, 폭탄 테러 등의 사건을 전문적으로 조사하는 팀이다. 이번에는 최근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ICE 반대 시위 기간 중 발생한 고프로필 방화 사건들을 수사하기 위해 LA로 급파됐다.
ATF 요원들은 LA 경찰국, 소방국, LA 카운티 셰리프국,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순찰대(CHP) 등과 협력하여 수사에 나선다. 이들 기관은 특히 시위 첫날부터 자율주행 택시 회사인 웨이모(Waymo)의 차량 여러 대가 방화로 전소된 사건의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웨이모 차량 외에도 여러 대의 경찰 차량이 불탔고, 다운타운에 위치한 LAPD 본부 일부가 화재로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ATF LA 지부의 케네스 쿠퍼 특별수사관은 “이들 화재의 원인은 명백하다”며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누가 이 범행을 저질렀는지를 밝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6월 시위의 상징처럼 떠오른 검은 연기 기둥과 불길에 휩싸인 차량 장면은, 연방 요원들이 LA 시내 곳곳에서 비밀리에 단속 작전을 벌이며 시작된 것이다. 이민 단속은 직장, 주택, 도로, 심지어 교회에서도 이루어졌으며, 이로 인해 시민들의 격렬한 반발이 촉발됐다.
6월 6일, 연방 요원들이 다운타운에서 벌인 대규모 이민 단속 작전 후 수십 명이 체포됐고, 그 주말을 기점으로 시위는 격화됐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 차량 및 웨이모 차량에 불을 지르고, 상점 약탈과 기물 파손이 이어지면서 지역 사회는 혼란에 빠졌다.
이 같은 폭력 행위에 대해 캐런 배스 LA 시장 등 지역 지도자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지만, 시위 자체는 시 전역과 전국 각지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연방 요원과 군 병력을 LA 에 투입하며 긴장을 의도적으로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트럼프가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되던 시위를 자신의 정치적 의제를 위한 선동의 장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뉴섬과 트럼프 간의 법정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시위 중 하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ATF는 시위 기간 중 발생한 폭력 사태의 책임자를 추적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ATF는 방화 사건에 대한 제보를 이메일 또는 전화(1-888-ATF-TIPS)로 접수하고 있으며, 쿠퍼 수사관은 “용기 있게 나서주는 시민들에게 감사하다. LA 시민들은 이처럼 공동체가 파괴되는 상황을 겪을 이유가 없다. 우리는 책임자를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LA 시 당국은 시위의 중심지인 LA 다운타운에 주말까지 야간 통행금지령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웨이모는 시위가 계속되는 동안 다운타운에서의 서비스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