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슐랭(미쉐린) 가이드의 25일 밤 발표는 LA에 역사적인 순간을 안겼다. 미쉐린 가이드 역사상 처음으로 LA의 레스토랑 두 곳이 최고 등급인 별 세 개를 동시에 받았다.
매년 발행되는 미쉐린 캘리포니아 가이드는 회사의 익명 평가단이 선정한 주 내 최고의 식당들을 소개한다. 미쉐린 별은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레스토랑 평가 기준 중 하나로 여겨진다. 별 하나는 “훌륭한 요리, 일부러 들를 가치 있음”, 별 둘은 “뛰어난 요리, 일부러 우회할 가치 있음”, 별 셋은 “예외적인 요리, 일부러 여행할 가치 있음”을 의미한다.
올해 LA의 대표적인 고급 레스토랑인 프로비던스와 솜니가 기존의 별 두 개에서 세 개로 승격되며, 2025년 캘리포니아에서 새롭게 별 셋을 획득한 유일한 레스토랑이 되었다.

리틀도쿄의 ‘레스토랑 키’의 셰프 키 킴은 자신의 레스토랑이 별 하나를 받음과 동시에 미쉐린 영 셰프 상을 수상했다. 킴은 첫 레스토랑 ‘킨’의 폐업 후 정신 건강 문제를 겪었으나, 현대식 한국 테이스팅 메뉴로 재기에 성공했다.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킴은 “요리에 대한 리더십과 헌신”을 보여준 점이 높이 평가되었다.
이번 2025년 캘리포니아 가이드는 적당한 가격에 좋은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에 주어지는 ‘빕 구르망’ 상을 123곳에 수여했으며, 지속가능한 운영을 실천하는 레스토랑에는 ‘그린 스타’도 수여했다.
프로비던스의 공동 오너 마이클 시마루스티와 도나토 포토는 무대에 올라 미쉐린맨과 포옹하며 수상을 기뻐했고, 솜니의 셰프 아이토르 자발라는 무대에서 재킷을 벗고 셰프복으로 갈아입은 뒤, 무대에 있던 다른 별 셋 셰프들과 일일이 포옹했다. 그는 “이민자들이 미국을 먹여 살린다”는 문구가 적힌 셔츠를 입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미쉐린에 따르면 레스토랑의 평가는 재료의 질, 맛과 기술의 완성도, 셰프의 개성, 맛의 조화, 방문 간 일관성 등을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할리우드에 위치한 프로비던스는 지속가능한 해산물을 주제로 한 테이스팅 메뉴로 오랜 미쉐린 경력을 지닌 레스토랑이다. 20주년을 맞은 올해, 셋째 해에 별 하나를 받고 그 다음 해에 별 둘로 승격되었으나 미쉐린 가이드가 LA에서 철수하면서 한동안 평가가 중단됐다. 2019년 복귀 이후 프로비던스는 매년 별 둘을 유지했고, 2023년에는 지속가능성 부문 ‘그린 스타’도 획득했다.
미쉐린 북미 수석 평가자는 “프로비던스는 지속성과 진화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셰프 시마루스티는 수년간 열정적으로 노력해왔고, 올해는 그의 요리가 분명한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평가했다.

솜니는 과거에도 미쉐린 별을 받은 적이 있다. 원래 셰프 호세 안드레스와 자발라가 협업했던 솜니는 베벌리 그로브의 SLS 호텔에서 2년간 운영되었고, 2019년에 별 둘을 획득했다. 하지만 2020년 폐점했다. 이후 자발라는 안드레스의 승인 하에 새로운 솜니를 웨스트할리우드에 재오픈했다. 새 공간은 14석 규모의 셰프 카운터, 정원에서의 리셉션, 여러 구조로 구성된 혁신적인 다이닝 경험을 제공한다.
미쉐린 평가단은 “솜니의 초창기 운영 경험은 인상 깊었고 폐업은 아쉬웠지만, 새로 돌아온 솜니는 한층 진화한 형태로, 자발라 셰프의 독창적인 비전이 그대로 반영된 요리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현재 캘리포니아에는 총 여덟 곳의 별 셋 레스토랑이 있다. LA의 프로비던스와 솜니, 샌디에이고의 애디슨, 그리고 북부 캘리포니아의 아틀리에 크렌, 프렌치 론드리, 베누, 퀸스, 싱글 스레드가 포함된다.
올해 새로 별 둘을 받은 레스토랑과 별 하나를 받은 레스토랑, 그리고 별 두개와 별 한개를 유지한 레스토랑등은 미쉐린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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