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런 배스 LA 시장이 남가주 전역에서 벌어진 연방 이민 단속을 “불법적이고 혼란스러운 행위”로 규정하며, 이민자 커뮤니티 보호를 위한 강력한 행정지시를 11일 전격 발표하고 서명했다.
이번 행정지시 제12호는 연방정부의 무차별 단속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LA시 전 부서에 대해 2주 내에 구체적인 대응 계획을 마련해 제출하도록 했다. 각 부서는 연방 이민 단속 요원과 접촉 시 시청 직원 및 계약직 직원들의 행동 수칙, 교육 내용 등을 포함해, 연방법과 시 조례를 모두 준수해야 한다.
배스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방정부로부터 도시를 보호해야 하는 이 아이러니가 뼈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치의 핵심은 시청 직원과 시민, 특히 이민자들이 두려움 없이 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권리를 보장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지시는 LAPD 주도 하에 실무그룹을 신설하고, 시장실 산하 이민자 업무국과 커뮤니티 지도자, 권익단체들이 함께 경찰의 대응 지침을 새롭게 마련하도록 했다. 시는 또한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정보공개법(FOIA) 요청을 제출해 LA지역에서 벌어진 단속 작전의 세부 정보를 요구할 계획이다.
배스 시장은 지난 6주간 연달아 벌어진 이민 단속, 특히 맥아더 파크 인근에서 군사 장비를 갖춘 연방 차량이 여름캠프 참가 어린이 인근까지 접근한 사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제는 단속이 아니라 공포를 조장하려는 힘의 과시로 보인다”고 비판한 그는, “이민자 커뮤니티 전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시 행정지시는 모든 부서에 이민자 담당 연락관을 지정하도록 하고, 연방 단속이 감지되면 즉시 시장실에 보고하도록 했다. 특히 시와 계약을 맺은 외부 인력들까지 포함해 자신들의 권리를 인식하도록 교육할 방침이다.
연행된 이들 중에는 단순 불법체류자뿐 아니라 합법 체류자, 이민 인터뷰 참석자, 심지어 시민권자까지 포함됐으며, 이송된 위치조차 파악되지 않는 등 인권 침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배스 시장은 지적했다.
한편 시는 단속으로 인해 가족 구성원이 체포돼 생계가 어려운 이민자들을 위한 금전적 지원도 검토하고 있으며, 해당 자금은 시정부 예산이 아닌 별도 펀드를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세부 내용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LAPD의 ‘특별명령 40호’(이민 신분만으로 조치 금지)와, 시 자원을 연방 단속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 2024년 시 조례를 더욱 강화하는 조치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