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A 샌퍼낸도밸리의 스튜디오시티 주택가에서 주택 절도 사건이 잇따르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감시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대응에 나섰다고 KTLA가 보도했다.
‘맷’이라는 가명으로만 알려진 한 주민은 KTLA에 최근 도둑들이 자택의 펜스를 뛰어넘는 장면을 CCTV로 포착했다고 밝혔다. 그는 보안을 이유로 실명을 밝히지 않았다. 당시 자택에는 그의 자녀 보모가 있었고, 도둑들은 그녀의 눈치를 채고 도주했다.
맷은 “우리 동네에 감시의 눈이 수백 개 있다”며 “무언가 이상한 일이 보이면 바로 주민들에게 알리고 경찰에도 전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약 350명의 이웃과 함께 왓츠앱(WhatsApp) 채팅방을 통해 실시간 감시와 정보 공유를 이어가고 있다.
맷은 “도둑들은 검은 후드티에 얼굴을 가린 채 말 그대로 체조선수처럼 담벼락을 넘는다”며 “철문 위에 스파이크를 설치했지만 그것도 소용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웃 주민 패티 에스칸더도 최근 집 근처에서 대낮에 2건의 주택 절도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다들 밖에 있었는데도 도둑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범행 차량으로 추정되는 블랙 벤츠 차량의 번호판이 수건으로 가려져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 차량은 바로 이날 오후 우드랜드힐스에서 벌어진 절도 사건에도 등장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캔오가 애비뉴 4800블록의 한 주택에서 두 남성이 금고를 차량 트렁크에 싣고 도주했으며, 해당 차량도 블랙 벤츠로 번호판이 가려져 있었다.
이 같은 절도 범죄는 스튜디오시티와 우드랜드힐스뿐 아니라 인근 엔시노에서도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엔시노에서는 최근 유명 음악인 토마스 델루카와 그의 아내이자 ‘아메리칸 아이돌’의 임원인 로빈 케이가 자택에서 침입자에게 총격을 당해 숨지는 끔찍한 사건도 발생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직접 911에 신고한 22세 남성을 용의자로 체포했다.
이 지역을 관할하는 LA시의회 아드린 나자리안 의원은 “도둑들에게 경고한다. 당신들은 결코 도망가지 못할 것이다. 이 동네는 감시의 눈이 사방에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에스칸더는 “지금은 가족들이 함께 있어 안심이지만, 곧 떠나고 나 혼자와 경비견만 남으면 걱정이 많다”며 두려움을 감추지 않았다.
LAPD는 구체적인 단속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하면서도, 이 지역에 대한 관찰과 감시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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