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철 승객이 지상으로 나가기 위해 메트로 카드(TAP 카드)를 출구에서도 태그해야 하는 프로그램이 LA 메트로 노스 할리우드역에서 다시 시행된다.
LA 메트로 측은 9월 30일, ‘탭 투 엑시트(Tap-to-Exit)’ 프로그램이 노스 할리우드역에서 조만간 재개될 예정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해, 무임승차자들과 관련된 범죄 및 약물 남용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시범 운영됐다.
하지만 4월에는 LA 소방국(LAFD)의 우려로 인해 일시 중단됐다. 소방국은 화재나 정전 시, 출구 게이트가 자동으로 열리지 않으면 대피 지연이나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현재는 화재나 전력 장애 발생 시, 게이트가 ‘프리 휠(free wheel)’ 모드로 전환되어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도록 설정되어 있다. 그러나 LAFD는 총기 난사와 같은 예상치 못한 비상 사태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LA 메트로는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 출구 게이트 근처에 직원이 배치되어 게이트를 수동으로 개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소방국의 현장 점검 당시 현장에 직원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비상 시 게이트를 해제할 수 있는 긴급 패널이 작동하지 않았던 점도 지적받았다. LA 메트로는 해당 패널을 최근 수리 완료했으며, 이로 인해 노스 할리우드역에서 프로그램 재개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LA 메트로는 성명을 통해 “LA 소방국과 긴밀히 협력해 이 효과적인 안전 프로그램을 다시 LA 시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고 밝히며, “원활한 시행을 위해 고객들에게 사전 공지 및 안내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유니언 스테이션에서의 프로그램 재개 여부는 여전히 미정이다. LA 메트로 측은 질의에 대해 “업데이트할 내용이 없다”고만 답변했다.
LA 메트로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B라인 지하철에서 무임승차 억제 및 범죄 감소에 실질적인 효과를 보였다. 프로그램이 중단된 4월 이후, 유니언 스테이션에서는 보안 사고가 116% 증가, 노스 할리우드역은 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LAPD 자료에서도 B라인 내 마약 관련 활동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한, 프로그램 중단으로 인해 요금 수입도 급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LA 메트로는 앞으로 모든 노선 종점역에 탭 투 엑시트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며, 여기에는 9월 중순 개통된 A라인의 포모나 북부 종점역도 포함된다.
한편, 이 프로그램은 2024년 말 E라인 다운타운 산타모니카역에서도 시행 중이며, 산타모니카시는 자체 소방국을 운영하기 때문에 LAFD의 중단 조치에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