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A에 따르면 6일 오후 4시 15분을 기점으로 버뱅크 공항 관제탑에는 더 이상 관제 인력이 남지 않으며, 이날 밤 10시까지 현장 근무자가 없는 상태로 운영이 이어졌다.
항공 관제사들의 집단 결근은 현재 진행 중인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예산이 통과되지 않아 연방기관들이 정상적으로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고, 필수 근무 인력으로 분류된 관제사들도 사실상 무급 상태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FAA는 공항 운항을 중단하지 않기 위해 인접한 샌디에고 TRACON에서 원격으로 항공기 이착륙을 관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버뱅크 공항을 이용하는 조종사들은 기존의 현장 관제탑이 아닌 샌디에고의 원격 관제소와 교신해야 했으며, 일부 항공편은 수 시간 지연되거나 결항됐다.
항공전문가들은 관제탑이 무인화된 상태에서도 기본적인 이착륙 통제가 가능하지만, 현장 대응력은 현저히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비행기의 위치와 속도를 감시하는 레이더 신호는 원격으로 처리할 수 있으나, 갑작스러운 기상 변화나 지상 이동 중 발생할 수 있는 비상 상황에 즉각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시야 확보가 제한되는 밤 시간대나 악천후 상황에서는 안전 리스크가 급격히 커진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FAA는 이번 사태가 “예외적인 상황”이라고 강조하며, 가능한 한 빠르게 관제 인력을 복귀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일시적 사건을 넘어, 미국 항공교통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인력 부족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한다.
FAA는 이미 수년간 관제 인력 부족 문제를 겪어 왔고, 셧다운 사태로 인한 무급 근무가 장기화될 경우 추가 결근이나 이탈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관제사들의 업무 강도는 매우 높고 정신적 압박이 큰 만큼, 인력 사기가 떨어질 경우 안전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현재 미국 주요 언론들은 버뱅크 공항 사태가 전국 공항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장기화될 경우 연말 성수기 항공 운항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FAA는 셧다운 사태가 종료되기 전까지 임시 운용 체계를 유지하며, TRACON을 중심으로 항공교통을 분산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미국 항공 시스템이 얼마나 정치적 불안정과 인력 문제에 취약한지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