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뜻해진 해수에 열대성 해양생물 잇따라 북상…참치 어획량도 평소 10배 수준 급증
오렌지카운티 해변에서 희귀하고 독성이 매우 강한 바다뱀이 발견됐다. 실제로 해당 종으로 확인될 경우 캘리포니아에서는 8년 만의 공식 목격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재키 아길라는 지난 금요일 밤 가족과 함께 크리스털 코브를 걷던 중 모래사장에서 평소 보기 어려운 뱀을 발견했다.
아길라가 촬영한 영상에는 몸통이 어두운 색이고 배 부분이 선명한 노란색인 작은 뱀이 물가에서 꿈틀거리는 모습이 담겼다. 가족들은 당시 뱀을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해 도우려 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 뱀이 얼마나 강한 독을 가진 종인지 알지 못했다.
이 뱀은 열대성 종인 노랑배바다뱀으로 추정된다. 이 종은 캘리포니아처럼 북쪽 지역에서는 매우 드물게 발견된다.
LA타임스에 따르면 1972년 이후 캘리포니아에서 이 종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례는 이번 사례를 포함해 6건에 불과하다. 오렌지카운티에서는 2018년 2건이 확인됐다.
LA카운티 자연사박물관의 파충류 전문가 그레그 폴리는 이번 발견을 확인하기 위해 뱀을 발견한 사람들에게 추가 영상을 제공받으려 하고 있다고 LA타임스에 밝혔다.

이번 발견 시점도 이례적이다. 폴리에 따르면 과거 이 뱀들은 수온이 떨어지면서 몸 상태가 나빠지고 움직임이 둔해졌을 때 해변으로 떠밀려온 경우가 많았다.
이번 발견은 올 시즌 엘니뇨로 인한 비정상적으로 따뜻한 해수 온도가 노랑배바다뱀을 비롯한 열대성 해양 생물을 남가주 해안 가까이 불러올 수 있다는 과학자들의 경고가 나온 지 불과 몇 주 만에 발생했다.
노랑배바다뱀은 일반적으로 태평양과 인도양의 훨씬 따뜻한 해역에서 서식한다. 평생을 바다에서 생활하며 해류를 타고 정상적인 서식 범위에서 멀리 이동하기도 한다.
샌디에고 주립대의 뱀 전문가 헤일리 크로웰은 이번 발견 가능성이 올여름 이어진 따뜻한 해수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LA타임스에 말했다.
독성이 매우 강하지만 노랑배바다뱀은 사람에게 공격적인 종으로 알려져 있지는 않다. 전문가들은 뱀을 직접 만지지 않는 한 물릴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한다.
특히 이 종은 바다 생활에 매우 특화돼 있어 육지에 올라오면 정상적으로 움직이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해변에서 발견할 경우 가까이 다가가거나 직접 들어 올려 바다로 돌려보내려 하지 말고 안전거리를 유지한 채 야생동물 관계기관에 신고할 것을 권고한다.
오렌지카운티에서 마지막으로 공식 확인된 노랑배바다뱀은 2018년 1월과 11월에 각각 발견됐다.
그보다 앞서 강한 엘니뇨가 발생했던 2015~2016년에도 목격 사례가 있었다. 2015년 10월에는 벤추라카운티 실버 스트랜드 비치에서 한 마리가 발견됐다.
당시 발견된 바다뱀은 얼마 지나지 않아 죽었으며, 이후 LA카운티 자연사박물관에 보존됐다.

올해 남가주 해안에서는 이 바다뱀 외에도 따뜻한 바다에서 주로 발견되는 이례적인 해양 생물들이 잇따라 목격되고 있다. 말리부와 라구나비치 인근에서는 귀상어가 발견됐으며, 최근에는 말리부와 산타바바라 아일랜드 사이에서 고래상어도 목격됐다.
한편, 샌페드로 인근에서 이틀 동안 바다낚시를 떠났던 낚시객들은 평소보다 이례적으로 많은 어획량을 기록했다고 전하고, 이 역시 해수면 상승이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 낚시배는 평소 10~15마리 정도의 참치를 잡아오는데 이번 낚시에서는 140여 마리의 참치를 배에 가득 싣고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전문가들은 해수면 온도가 따뜩해 지면서 해양생물들이 남가주로 많이 온 것이라며 기온이 내려가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이 순간을 즐기라고 말하는 반면, 기상학자들은 엘니뇨 피해가 심각해 질 것을 우려하며 주민들에게 미리 대비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