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BC LA와 CBS LA 등 현지 방송에 따르면 배스 시장은 5일 오전 라만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패배를 인정하고 원활한 시정 인계를 약속했다.
LA카운티 선거관리 당국이 5일 오전 발표한 개표 결과 라만은 42만9,450표(52.1%)를 얻어 배스 시장의 39만4,796표(47.9%)를 3만4,654표 차이로 앞섰다. 이후 NBC뉴스도 라만의 당선을 예측했다.
현직 LA 시장이 재선에 실패한 것은 2005년 제임스 한 시장이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에게 패한 이후 21년 만이다.
인도 태생의 도시계획 전문가인 라만은 2020년 LA 시의회에 처음 입성한 정치인이다. 미국 민주사회주의자협회(DSA)의 지지를 받은 그는 높은 주거비와 노숙자 문제, 시 행정의 비효율성을 집중적으로 비판하며 변화를 약속했다.
특히 라만은 과거 배스 시장의 정치적 동맹이었지만 올해 2월 전격적으로 시장 선거에 뛰어들었다. 주류 정치권의 지지를 확보한 배스와 달리 젊은 유권자와 진보 성향 시민단체의 지원을 바탕으로 지지세를 확대했다.
LA타임스는 배스 시장이 노숙자 문제 해결 성과에 대한 불만과 2025년 대형 산불 대응 논란으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라만은 노숙자 감소와 저렴한 주택 공급 확대, 대중교통 개선, 경찰 개혁 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특히 짐 맥도널 LA경찰국장 교체를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번 선거는 뉴욕의 조란 맘다니 시장에 이어 미국 주요 대도시에서 민주사회주의 진영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라만과 맘다니 모두 DSA의 지지를 받았다.
다만 라만의 승리는 이념적 변화뿐 아니라 주거비 부담과 노숙자 문제, 기존 시정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라만은 당선이 확실시된 뒤 지지자들에게 LA 시청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배스 시장은 패배를 인정하면서 시민들의 선택을 존중하며 차기 행정부로의 원활한 권력 이양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73세의 배스 시장은 2022년 취임해 캘리포니아 주 하원의원과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다. 그는 당시 억만장자 개발업자 릭 카루소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시장에 당선됐다.
배스 시장의 이번 패배에는 2025년 1월 팰리세이즈 산불을 전후한 지지도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시 산불로 퍼시픽 팰리세이즈와 말리부에서 1만2,000채 이상의 건축물이 소실되고 12명이 숨졌다.
시장 당선인 라만은 영상 성명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한편 배스 시장에 경의를 표했다.
라만은 “배스 시장에게 투표했거나 이번 선거에서 아예 투표하지 않은 모든 유권자들에게 약속한다”며 “시청에서 매일 여러분의 신뢰를 얻기 위해 일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이 감당할 수 있는 주택과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공원, 필요한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대중교통, 근로자와 가족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도시, 약속을 실제로 이행할 수 있는 시 정부를 만들기 위한 일이 지금부터 시작된다”고 밝혔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