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내달 10만명 전후~20만명 이상 ‘정점’ 전망
신속항원검사 기존 PCR보다 검출율 다소 떨어져
오미크론 감염 대부분 무증상…모르고 지날 수도
한국 한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 다음 달 초 하루 확진자가 최대 36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한 가운데 의료계 내부에선 오미크론 확산으로 바뀐 검사 체계에 따른 검출율 감소와 무증상 감염자 증가 등으로 실제 확진자 수는 예상치를 밑돌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지난 9일 발표한 ‘코로나19 유행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정은옥 건국대 교수 연구팀은 현재 확산세가 이어지면 3주 후인 내달 초 하루 확진자 수가 23만 명에서 최대 36만 명까지 쏟아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1일 0시 기준 국내 하루 확진자 수는 5만3926명으로, 이틀째 5만 명을 넘어섰다.
의료계 내부의 코로나 유행 예측치는 연구소 전망치보다 다소 낮다. 다음달 하루 확진자 수가 10만 명 전후에서 20만 명 이상에서 정점을 찍고 내려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다음달 하루 확진자가 20만 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실제 확진자 수는 이를 밑돌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 교수는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예측치에는 기존 유전자증폭(PCR)진단·검사 체계가 유지된다는 가정 하의 (확진자) 검출율이 적용돼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 신속항원검사가 주로 이뤄지고 있어 확진자 진단율이 다소 떨어지는 등 여러 변화를 고려해야 해 전망치와 실제 확진자 수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정부는 지난 3일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코로나19 진단·검사 체계를 PCR 검사에서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한 신속항원검사 중심으로 바꿨다. 신속항원검사는 검사 결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지만 PCR검사에 비해 민감도(감염된 환자를 양성으로 진단하는 비율)가 떨어져 확진자 검출율이 떨어질 수 있다.
하루 확진자 수가 10만 명 전후에서 정점을 찍은 후 3월 중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인구 대비 감염자 수가 많지 않은 일본 사례에 비춰보면 (증가세가) 한 달 정도 더 이어질 것”이라면서 “확진자가 10만 명 전후까지 증가한 후 한동안 유지되다 3월 초나 중순부터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구 대비 감염자 수가 20% 정도에 달하는 미국이나 유럽은 오미크론 확진자가 증가하기 시작한 지 한 달째부터 감소세로 접어들었지만, 우리나라는 감염자 비중이 이보다 낮아 두 배 정도 더 걸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내 첫 오미크론 확진자는 지난해 12월1일 나왔다.
천 교수는 또 “현재 자가검사키트량 자체도 부족하고 오미크론에 감염돼도 90%가 무증상이여서 하루 확진자 35만 명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검사 자체도 많이 할 수 없다”면서 “전 국민에게 매일 자가검사키트를 무료로 배포해 검사하면 몰라도 그 정도 수준까지 올라갈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