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세포 손상되면 되돌릴 수 없어
40대부터 운동 등 통해 뇌자극해야
기억장애 6개월 이상 악화 시 의심
기억장애가 6개월 이상 악화되면 정상적인 노화에 따른 뇌기능 저하가 아닌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이 원인일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매년 9월21일은 1995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알츠하이머협회(ADI)와 함께 제정한 ‘세계 알츠하이머의 날’이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주로 비정상적인 단백질 ‘베타아밀로이드’가 서서히 뇌에 쌓이면서 뇌세포 간 연결고리를 끊고 뇌세포를 파괴해 치매 증상을 일으키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 알츠하이머병 치료 효과를 인정받은 약물은 매우 적다. 현재까지 5가지 성분만 인정받았고, 이 중 4가지 약물이 처방되고 있다. 환자의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아세틸콜린 분해효소억제제’가 대표적이다. 환자의 학습능력과 기억력을 증진하는 ‘NMDA 수용체길항제’도 사용된다. 약 18년 만에 개발된 신약 아두카누맙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조건부 승인을 받아 안전성과 효과를 좀 더 검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아직 뇌세포가 손상되는 현상을 약물치료 만으로 바꾸기는 어려워 예방이 중요하다. 알츠하이머병 치료가 약물치료 등을 통해 인지기능이 가능한 악화되지 않도록 하고 치매 증상이 완화되도록 관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이유다.
뇌에 쌓이는 단백질이 뇌세포를 파괴하는 증상은 15~20년 전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40대부터 치매를 예방해야한다. 이를 위해 40세 전후부터 수축기 혈압을 130mmHg 또는 이보다 낮게 유지해야 한다. 혈압이 높으면 뇌혈관에도 상처를 입을 수 있어서다. 또 중년기와 노년기에도 신체 활동을 유지하는 것도 좋다. 운동 등 신체활동은 뇌를 자극시킬 뿐 아니라 비만과 당뇨병에 노출될 위험을 낮춰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뇌에 악영향을 미치는 환경도 되도록 피해야 한다. 머리의 손상을 예방하고, 대기 오염과 흡연에 간접적으로 노출되는 것도 줄여야 한다. 청력 보호도 중요하다. 노화성 난청이 있는 경우, 치매 발생률이 최대 5배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도한 음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청력 손실이 있으면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술, 담배 등 생활 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알코올 오용이나 음주는 치매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매주 21단위 이상(알코올도수 3.5% 이하인 맥주의 경우 300ml가 1단위, 알코올도수 12%인 소주의 경우 125m가l 1.5단위, 양주의 경우 25ml가 1단위)은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담배도 끊어야 한다. 수면과 같은 치매의 다른 위험요소를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서 해결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뇌기능 저하와 정상적인 노화로 인한 뇌기능 저하를 구별해야 한다. 이학영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건망증이라고 부르는 기억장애가 정상적인 노화에 의한 것인지 병에 의한 것인지 알아야 한다”면서 “기억장애가 6개월 이상 악화되어 가면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