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예능프로그램 ‘가족오락관’으로 유명한 MC 허참(이상룡)이 별세했다. 향년 73세.
1일 방송가에 따르면, 간암으로 투병 생활을 해온 허참은 이날 세상과 작별했다. 허참은 과거 대장에서 선종이 발견돼 투병 생활을 한 적이 있다.
고인은 타고난 입담과 따듯한 미소로 우리나라를 대표한 ‘국민 MC’ 중 한 명이다. 특히 1970~80년대를 주름잡았다.
1949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성장했다. 1970년 종로 음악다방 ‘쉘부르’ MC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당시 쉘부르에서 손님으로 있다 행운권 추첨에 당첨돼 무대 위로 나갔다, 당대 최고의 DJ 이종환의 눈에 띄어 MC로 발탁됐다.
“성함이 어떻게 되느냐”는 MC의 질문에 그는 “이름이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MC가 “허참, 나~” 이러자 그는 “허참입니다”라고 답했다. 이상룡은 그 자리에서부터 허참이 됐다.
이후 1972년 TBC(동양방송) ‘7대 가수쇼’ MC로 정식 데뷔했다. TBC, KBS, MBC 등에서 수많은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중에서도 1984부터 2009년까지 무려 26년 동안 MC자리를 지킨 KBS ‘가족오락관’이 그를 상징하는 프로그램이다. 첫 회부터 최종회까지 고정이었고, 그가 자리를 비운 건 1980년대 중반 교통사고로 입원한 일주일뿐이었다. 그와 함께한 역대 여성 진행자는 무려 21명이다. ‘가족오락관’에서 그가 우렁차게 외쳤던 “최종점수 몇 대 몇”은 전국민이 아는 유행어다.
허참은 ‘가족오락관’이 막을 내린 이후에도 여러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다. ‘도전! 주부가요스타’ ‘젊음은 가득히’ ‘지붕뚫고 하이킥’ ‘빙글빙글 퀴즈’ ‘잉꼬부부 재치부부’ ‘트로트 팔도 강산’ ‘골든 힛트송’ 등이다. ‘싱글벙글쇼’ ‘푸른 신호등’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2017년 MBC TV ‘일밤-복면가왕’에 복면가수로 출연하는 등 말년에도 활발하게 활약했다. 고인은 2003년 ‘추억의 여자’로 데뷔한 가수이기도 했다. 1976년 이미 ‘왜 몰라주나’를 발표한 적이 있다. 2019년에 ‘아내는 지금’을 발표하는 등 꾸준히 노래 활동도 했다.
‘제12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TV진행자상, ‘KBS 연예대상’ 공로상 등을 받았다.
빈소는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