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으로의 대규모 우크라이나 난민 유입을 통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항복을 압박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20일 ‘푸틴의 플랜B vs. 바이든·젤렌스키의 플랜A’ 제하의 칼럼에서 이 같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당초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로 진군해 이른바 ‘나치’ 지도부를 제거하고, 우크라이나가 평화롭게 러시아의 품에 안길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플랜A를 갖고 있었지만 이에 실패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프리드먼은 설명했다.
프리드먼은 푸틴 대통령의 플랜B에 대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아파트와 병원, 기업은 물론 민간인 대피소까지 고의로 폭격하는 것”이라며 “지난 몇주 간 우크라이나인들을 집에서 탈출시키기 위해 이 같은 일들이 실제 일어났고, 우크라이나 내 대규모 난민 문제를 야기했다”고 밝혔다.
프리드먼은 푸틴 대통령 플랜B의 핵심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국가들에 대규모 난민이 유입하는 사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푸틴은 군사적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수 없다면 차선책은 500만 또는 1000만 명의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인근 국가인 폴란드와 헝가리, 서유럽으로 몰아넣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유럽에 우크라이나 난민이 대거 유입될 경우 나토 회원국들은 결국 푸틴이 휴전을 위해 요구하는 어떠한 조건에도 동의하도록 젤렌스키 대통령을 압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 같은 푸틴의 플랜B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면충돌하고 있다고 프리드먼은 설명했다. 젤렌스키의 플랜A는 러시아군의 의지를 꺾고, 푸틴이 최소한의 체면치레를 할 정도의 조건으로 평화협상에 동의하도록 하는 것인데 이 같은 계획은 젤렌스키가 희망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진행되고 있다.
바이든의 플랜A 역시 예상보다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제재로 러시아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수백 개의 외국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또는 종업원들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프리드먼은 푸틴이 무승부나 타협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그가 플랜C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플랜C는 폴란드 국경을 가로질러 우크라이나 군수 라인에 대한 공습이나 로켓 공격이 포함될 것이라고 프리드먼은 추측했다.
폴란드는 나토 회원국이므로 이 같은 공격은 다른 나토 회원국 모두가 폴란드를 방어하기 위해 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나토 국가들, 특히 미국이 러시아와의 제3차 세계대전에 관여하는 것에 대한 뜨거운 논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
프리드먼은 푸틴은 나토를 분열시킬 수 있다면 우크라이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다른 손실을 모두 가릴 수 있는 업적으로 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푸틴의 플랜A와 B, 그리고 C까지 실패하면 그가 궁지에 몰려 화학무기나 핵폭탄을 발사하는 플랜D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