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리꾼 마포 로르 “더 진지하게 판소리 공부하고 싶어요”
카메룬 태생의 프랑스 국적 소리꾼인 마포 로르는 우리 판소리를 알리고 있는 주인공이다.
삼성전자 파리지사 등에서 근무한 로르는 우연히 접한 판소리에 사로잡혀 직장에 사표를 내고 2017년 한국으로 와 ‘소리꾼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8년 프랑스 엘리제궁에서 열린 한·불 대통령 만찬에 한복을 입고 등장, 흥보가 중 ‘돈타령'(흥보가 돈을 갖게 된 직후 즐거워하며 부르는 대목)을 불러 크게 주목 받았다.
이후 다양한 무대에 서며 실력을 인정받고 국내외에 우리 소리를 전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KBS 2TV ‘요즘것들이 수상해’ 등 국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적으로도 이름을 알렸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합교 전통원 판소리 전공 1학년으로, 소리의 세계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
로르가 ‘제4회 뉴시스 한류엑스포’에서 한류특별상을 받은 이유다. 그녀는 시상식 당일 흥보가 중 첫박타는 대목을 들려줬는데, 소리의 아름다움을 전파하는데 국적·인종이 중요하지 않음을 새삼 깨닫게 했다. 정확한 우리말 발음으로, 신명나는 기운을 뿜어냈다. 다음은 시상식 당일 로르와 우리말로 또박또박 나눈 일문일답.
-수상 소감은요?
“진짜 상상도 못할 일이었어요. 좋아하는 거 하고 있을 뿐인데요. 훌륭한 분들과 같이 (시상식 무대에) 올라와서 너무 감사하죠. 오늘은 혼자 상을 받지만 제 뒤엔 많은 분들이 계세요. 가족들, 선생님들, 작가님들, PD님들, 감독님들….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죠. 이 상을 받은 걸 계기로 세계에 판소리를 더 알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판소리 매력엔 어떻게 빠져드셨나요?
“프랑스에서 민혜성 명창(국가무형문화재 5호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님 공연을 봤는데 너무 신기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어요. 제거 어릴 때부터 듣던 음악과 소리가 완전히 달랐죠. 성악은 머리 자체를 울려서 내는 두성, 판소리는 복식 호흡이라 발성법부터 다르더라고요. 판소리를 처음 듣는 순간 ‘이게 무슨 소리지’ ‘나도 저렇게 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도 저런 소리를 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죠. 그런 생각 때문에 이 자리까지 왔어요.”
-K팝이 세계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데, 판소리도 K팝처럼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날이 올까요?
“K팝 기원이 국악이잖아요. 국악이 K팝처럼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되기 위해 국악에 관심과 사랑을 더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계시지만 앞으로 더 활동 계획이 있다면요.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대학원에 진학해서 더 진지하게 판소리를 공부하고 싶어요. 전통 음악을 낯설게 느끼는 요즘 한국의 젊은 친구들과 어린이들에게 더 나아가 세계의 어린이들에게 판소리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전하고 싶어요. 세계 무대에서 더 공연도 많이 하고 싶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