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29일째인 10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전역에 감행한 대규모 미사일 공습으로 최소 14명이 사망하고 97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
크름대교 폭발에 대한 보복으로 10개 지역 14개 도시에 84발 이상의 순항미사일을 발사해 우크라이나 전국 주요 기반시설을 집중 파괴했다. 이에 따라 서부 르비우, 북부 수미·테르노필 등 4개 지역에서는 전기와 온수 공급이 중단됐다.
CNN,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을 종합하면 러시아군은 이날 서부 르비우에서 북동부 하르키우까지 최소 14개 도시에 우크라이나 민간인과 주요 기반시설에 대한 광범위한 공습을 감행했다.
러시아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이 크름대교 폭발을 우크라이나의 테러행위로 규정한 뒤 이틀만에 이뤄졌다. 크름반도 폭발에 대한 보복 공격임을 감추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총 84발의 러시아 순항미사일이 발사됐으나, 56발은 방어시스템으로 격추했고, 나머지 미사일을 막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주요 에너지 공급 시설이 파괴됐으며, 공격 과정에서 24대의 무인 공격기가 동원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가비상서비스(SES)는 수도 키이우에서만 30회 이상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러시아는 미사일 75발을 발사했으며, 이중 우리 방공 시스템을 통해 41발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10개 지역의 주요 기반시설 12곳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추후 집계 결과 러시아가 미사일 규모 수는 총 84발이었으며, 공습 지역도 10개 지역 14개 도시에 걸쳐 이뤄졌다고 밝혔다.
키이우의 경우 이번 미사일 공습은 시내 중심부를 겨냥해 이뤄졌다. 의회·대통령 집무실 등 관공서들이 밀집한 곳이 피해를 입었다. 놀이터와 공원, 대학도 러시아 군의 공습에 피해를 입었다고 NYT는 전했다.
키이우 중앙역 인근 삼성전자가 입주한 고층건물도 이번 공습에 피해를 입었다고 NYT는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입주 건물 150m 떨어진 곳에 미사일이 폭발한 충격으로 건물이 일부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삼성 입주 옆건물이 피격당했고, 삼성 입주 건물은 충격으로 유리창만 깨졌다”며 “현지 재외국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키이우를 지나는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다. 지하철 역사는 대피 주민들로 붐볐다고 CNN 등 외신은 보도했다.
키이우가 러시아로부터 공습을 당한 건 지난 7월29일 이후 70여 일 만이다. 최근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탈환 작전에 따라 북부 하르키우, 중부 자포리자 원전 인근 중심으로 공습을 감행했다.
러시아 군은 서부 르비우, 북부 하르키우·수미·지토미르·크멜니츠키·테르노필, 중부 미콜라이우·드니프로, 남부 오데사 등에도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올레 시네구보우 하르키우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폭발음이 들렸다며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안드리 사도비 르비우 시장도 “주민들은 방공호로 대피해달라”고 촉구했다.
NYT에 따르면 르비우의 경우 도시 전체에 전기와 온수가 끊겼고, 신호등 3분의 1이 작동을 머췄다고 사도비 르비우 시장은 전했다. 막심 마르첸코 오데사 주지사는 “ 방공시스템으로 러시아 미사일 3개와 자살 드론 5개를 격추했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에 “전력을 신속히 복구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고 있다”고 올렸다. 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는 “예비 자료에 따르면 오늘 대부분의 에너지 시설이 다시 연결되고 나머지는 내일 연결된다”고 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러시아를 규탄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첨단 방공시스템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방어에 필요한 것들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표명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경제·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동맹들과 협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