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산업혁명 이후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18세기 초부터 중국에 아편을 밀수출했다. 처음엔 동인도회사를 앞세웠다가 나중엔 정부가 직접 개입했다.
이에 청나라 조정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심각해지자 아편무역을 금지해야한다는 강경파와 이를 합법화해 관세를 부가하자는 현실주의로 나뉘었다.
결론은 아편 척결 쪽으로 났다. 황제로부터 권한을 부여 받은 임칙서는 광저우 후먼 바닷가에서 2만상자의 아편을 불태워 버렸다.
이러한 강경한 처리에 분노한 영국은 아편전쟁을 일으켰고 전쟁에서 패한 청나라는 불평등조약인 난징조약으로 5개 항구를 개방하고 영국에 홍콩을 넘겨주는 등 영국의 일방적인 요구사항을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 이후 미국, 프랑스 등 다른 나라들과도 비슷한 조약을 맺으면서 청나라는 서구 열강에 잠식되고 ’종이호랑이‘로 전락했다.
오늘날 중국에서 유통되는 마약의 60~70%는 그 동안 라오스, 미얀마, 태국 등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을 통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 만들어진 마약이 신장 위구르로 들어오는가 하면 북한과의 중국 국경 또한 통로로 한 몫 한다.
아편전쟁은 중국인에게 지워버리고 싶은 치욕의 역사다. 하지만 아편의 합법화로 중국은 수많은 마약중독자로 전락했다. 공산화 직전인 1948년 중국의 마약중독자는 전체 인구의 15%인 8,000만 명이나 됐다. 해서 마오쩌둥은 사회주의 정권을 세우자마자 ‘마약과 전쟁’을 선포했다. 마약 사범을 ‘인민의 공적’으로 규정하고 1953년까지 무려 8,000만 명을 처벌했다.
그러나 이 대대적인 단속으로 한동안 사라졌던 마약은 시장경제 바람을 타고 다시 늘어났다. 그러자170여 년 전 마약 때문에 서구 열강의 반(反)식민지로 전락했다고 생각하는 중국은 ‘마약 사범에 대해선 일체 관용이 없다’는 정책아래 1990년 마약 사범에 대한 처벌 규정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강화해서 그 거래나 소지 물량에 따라 최고 사형까지 구형한다. 외국인에게도 예외는 없다.
베이징 톈안먼 광장 중앙에 있는 인민영웅기념비의 받침대에는 1839년 임칙서가 광둥성 후먼 백사장에서 아편을 태우는 장면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아편전쟁 발발의 원인이 된 이른바 ‘호문소연(虎門銷烟:호문에서 아편을 소각하다)’이라고 쓰여져 있다.
헌데 근자에 들어 미국에서 ‘펜타닐’ 중독 사고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펜타닐은 헤로인보다 50배, 모르핀보다 100배 강력한 진통 효과가 있는 약물로 과다복용 사망자가 2021년 100,000명을 넘었고 특히 18 ~49세 사망 원인 1위로 올라섰다. 이는 교통사고 사망자 보다도 많은 수치다.
이 약물은 원래 제약회사 얀센이 개발했지만 특허기간이 끝나면서 세계 어느곳에서나 복제 제조가 가능해졌다. 헌데 이 약물의 원료 생산국이 바로 중국이다. 미국은 이 원료가 멕시코 마약조직으로 들어가 제조된 뒤 미국으로 반입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고 본다.
그러니 군사 안보 이유로 미국이 대중국 첨단기술, 특히 반도체 제조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 중국이 원료생산 단속을 완화하면 펜타닐의 미국시장 공급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 우연일까?
이런 상황에서 CA주의회가 펜타닐 판매책들에 대한 강경한 형사처벌법을 부결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아마도 미국판 임칙서라도 나서야하는 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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