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 한 글자 때문에 미국 국방부 직원들이 받아야 할 이메일 수백만통이 지난 10년 동안 러시아의 동맹국인 말리로 잘못 전송된 사실이 알려졌다.
17일국 CNN, 영국 BBC에 따르면 미군이 사용하는 이메일 주소는 군(military)을 의미하는 ‘.mil’로 끝나는데, 서아프리카 국가 말리의 국가 도메인은 ‘.ml’이라서 한 글자만 빠뜨려도 말리의 이메일 계정으로 발송된다.
잘못 전송된 이메일에는 미군 시설의 지도나 비밀번호, 재무 기록, 의료 기록, 고위 장교들의 출장 일정 등 기밀로 분류되진 않더라도 민감한 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송된 이메일 중 하나엔 제임스 맥콘빌 미국 육군참모총장과 수행원들이 지난 5월 인도네시아를 찾았을 때 머물던 호텔 객실 번호가 담겨 있었다.
또 다른 메일은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이 보낸 것으로 FBI 시설 방문을 앞두고 있는 해군 관계자에게 개인 정보를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이번 일은 사소한 오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미국 안보의 위협을 드러냈다고 CNN은 덧붙였다.
국토안보부 정보법부 선임고문을 지낸 스티븐 스트란스키 변호사는 기밀까지는 아니더라도 개인 정보가 포함된 메일이 잘못 발송될 경우 미국의 적성 국가에게 유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국방부는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 측은 오타로 인한 오전송을 막기 위해 국방부에서 작성된 이메일이 ‘.ml’ 도메인의 이메일로 전송되지 않도록 차단했다고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전했다.
이같은 사실을 처음 발견한 것은 2013년부터 말리의 국가 도메인을 관리해온 네덜란드 인터넷 기업가 요하네스 쥐르비르였다.
그는 2013년부터 올해 초까지 10년 동안 말리 주재 미국 대사관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 문제를 미국 정부에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주 말리 정부와의 계약이 만료되며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해 언론에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