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넘게 러시아의 침공에 버티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미국 의회에서 지원 지속에 대한 의견이 갈수록 갈리는 모습이다.
CNN 등에 따르면 2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워싱턴DC 방문을 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에서는 엇갈린 분위기가 감지됐다. 마침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논란이 불거진 시점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방문을 앞두고 먼저 미국 상·하원을 찾아 자국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회는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이 요청한 240억 달러 규모 우크라이나 지원 자금의 키를 주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상원의원들을 만나 “당신의 자금 지원이 우리에게 삶을 준다”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에서 물러선다면 러시아가 전쟁에서 승리하리라고도 했다.
그러나 미국 공화당 사이에서는 이미 전쟁 장기화에 따른 우크라이나 지원 지속 회의적인 목소리가 지난해부터 꾸준히 나왔다.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는 지원이 ‘백지수표’가 돼선 안 된다고 했었다.
Two nations. One clear, firm, and unwavering message: We stand together.
Дві країни. Один чіткий, твердий і непохитний сигнал: ми разом. pic.twitter.com/d5VGFt8nJk
— President Biden (@POTUS) September 21, 2023
보도에 따르면 이날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맞이하는 자리에서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은 자선사업이 아니다. 이는 우리의 직접적인 이익과 결부되는 투자”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군사력을 약화시키는 일은 우리의 주된 전략적 상대방인 중국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도 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공화당 내 정통 보수로 우크라이나 지원에 우호적 입장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젤렌스키 대통령을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칭하며 “미국은 언제나 세계의 우리 우방을 지지해야 하며, 여기에는 우크라이나 국민도 포함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원 분위기는 달랐다. 하원 지도자인 매카시 원내대표는 이날 공개석상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맞이하지 않았으며, 상하원 합동 연설도 그가 주도해 무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일단 우크라이나 지원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공화당 분위기를 안다면서도 “그들(지원 반대자들)이 공화당 주류를 대표하지는 않는다”라고 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어 이번 젤렌스키 대통령 의회 방문으로 의회 지도부 급에서 “완전한 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의회 방문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만났다.